SK에너지 울산CLX 안전팀 46명, 1인 1 안전자격증 도전 성공기

입력 2017-08-27 20:54  

"전문가 안부러운 안전 파수꾼 됐죠"

소방·구급 등 6~7개 자격증 취득
봉사활동 적극·근무태도 바뀌어



[ 고재연 기자 ]
정유화학 공장에는 ‘안전팀’이라는 조직이 꼭 필요하다. 공장에서 화재, 폭발 등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소방활동을 하고, 생산현장에서 인명 피해가 났을 때 구급 조치를 하는 역할을 한다. 석유, 가스 누출로 인한 화재는 복사열만 일반 화재의 두 배가 넘는다. 폭발 위험도 크다. 한번 사고가 나면 인명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기 때문에 소방대원들이 출동하기 전에 안전팀의 조기 진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 작업 현장에서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잇따라 발생한 가운데 SK에너지 울산CLX 안전팀 직원 46명이 ‘1인 1 안전자격증 취득’에 성공해 관심을 끌고 있다. 왜 이들은 안전자격증을 따게 됐을까.

최윤국 SK에너지 울산CLX 안전팀장은 “뜨거운 사고 현장을 뚫고 들어갈 때 대원들은 26㎏의 장비를 짊어지고 목숨을 걸어야 한다”며 “그만큼 큰 사명감이 필요한 조직”이라고 말했다.

최 팀장은 2015년 안전팀에 부임했을 때 직원들의 자존감이 크게 떨어져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한다. 경험뿐만 아니라 장비, 체력, 상황 판단 능력까지 국내 최고 수준의 안전사고 대응 역량을 지니고 있었음에도 주변의 평가는 인색했기 때문이다. ‘사고가 안 나면 안전팀은 무슨 일을 하느냐’는 질문에 일일이 변명 같은 대답을 하는 것도 썩 기분이 좋은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전문성을 인정받지 못하는데 퇴직 후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느냐는 자조적인 분위기도 있었다.

최 팀장은 소방, 위험물, 구급, 산업안전 분야에서 한 사람당 자격증 하나씩을 따보자는 목표를 제시했다. 소방설비기사, 위험물기능사, 소방안전관리자, 응급구조사 자격증 등이다. 어떤 직원은 ‘귀찮고 창피하다’는 이유로 교육과정에 참여하고 싶지 않다며 몇 번이나 최 팀장을 찾아왔다. 그러다가 응급구조사 자격증 취득에 도전했다. 6개월간 국가에서 지정한 기관에서 교육을 받고 필기시험을 통과한 뒤 3개월간 병원 응급센터에서 실습을 받았다. 그는 “나보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묵묵히 노력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회사 지원으로 이런 기회를 얻은 데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결국 지난 6월 2년 만에 46명 전 직원이 자격증을 따는 데 성공했다. 자격증을 딴 사람들 가운데 최고령자는 55세였다. 6~7개의 자격증을 딴 경우도 있었다. 최 팀장은 “시험을 준비하면서 전문 지식을 쌓고 국가공인기관에서 훈련을 받으면서 팀이 더 강해졌다”며 “어떤 어려운 상황도 돌파해나갈 수 있는 ‘안전 파수꾼’이라는 자부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도 큰 도움이 됐다. 과거에는 작업 현장에서 인명 피해가 발생했을 때 인근 병원으로 이송하기 바빴다. 이제는 대원들이 직접 응급 처치를 한다. 실제 심장마비 환자가 발생했을 때 공장 의무실과 협업해 두 명의 환자를 살려내기도 했다.

응급구조사 자격증을 취득한 직원들은 한 달에 한 번씩 노인복지관 사회복지사와 노인들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을 가르치는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 최 팀장은 “가장 큰 변화는 직원들이 ‘업(業)’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기업의 환율관리 필수 아이템! 실시간 환율/금융서비스 한경Money
[ 무료 카카오톡 채팅방 ] 국내 최초, 카톡방 신청자수 32만명 돌파 < 업계 최대 카톡방 > --> 카톡방 입장하기!!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