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립 잡은 손 위치 똑같이
(2) 상체 세워 공을 더 가까이
(3) 방향보다는 거리가 우선
(4) 오르막 직선 퍼팅 남겨라
[ 이관우 기자 ] 박성현은 늘 퍼팅에 목말라했다. 대개의 프로들이 그렇듯 그 역시 퍼팅이 엉켜서 우승을 놓친 게 한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압도적인 장타를 치는 그였기에 퍼팅에 대한 아쉬움의 강도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2015년 국내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EB하나은행챔피언십이 대표적이다. 그는 1라운드에 보기 없이 버디만 10개를 잡아 10언더파 코스 레코드를 작성하며 손쉬운 우승을 기대하게 했다. 하지만 2라운드에서 돌연 2오버파를 치며 흔들렸다. 퍼팅 난조 때문이었다. 3라운드에서 가까스로 5타를 추가로 줄이며 공동선두를 달렸지만 마지막 날 또다시 퍼팅이 들쭉날쭉해지면서 ‘라이벌 장타자’ 렉시 톰슨(미국)에게 1타 차로 역전패를 당했다. 긴장할 때면 비교적 짧은 퍼팅을 밀거나 당겨 치는 일이 잦았다. 2015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평균 퍼팅 74위(31.15개)의 실력으로 시즌 3승을 올린 그를 두고 “장타로 먹고사는 챔피언”이라는 평이 나돌았다. 당시 아이언은 투어 6위, 드라이버 비거리는 1위였다.
2016년부터 박성현의 퍼팅은 달라졌다. 2015년 미국 부치 하먼 캠프에서 동계훈련을 마친 박성현은 2016년 시즌 평균 퍼팅 수 29.81개를 찍어 생애 처음으로 ‘30대 트랩’을 벗어났다. 퍼팅 랭킹이 74위에서 5위로 수직 상승했다. 승수도 7승으로 늘어났다. 올 시즌 2승을 올린 LPGA 투어에서도 그린에 공을 올렸을 때의 평균 퍼팅 수(GIR)가 1.76으로 전체 7위다. 장타와 컴퓨터 퍼팅이라는 두 날개가 미국 무대에서도 온전히 펼쳐진 셈이다.
박성현은 “지난해부터 퍼팅 어드레스 때 약간의 변화를 줬는데 좋은 효과를 가져온 것 같다”고 했다.
상체를 좀 더 세우는 미세한 변화다. 박성현은 “시야가 넓어졌고, 덩달아 거리감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공을 놓는 위치도 살짝 변했다. 발 앞쪽으로 살짝 당겨놓고 치는 방식이다. “상체를 일으키면 자연스럽게 공의 위치가 당겨지는데 이때부터 스트로크가 많이 편해졌다”는 게 박성현의 설명이다. 팔이 지면과 이루는 각도가 좀 더 수직에 가까워지면서 어깨와 몸통 회전으로 만드는 스트로크가 부드러워졌고, 퍼팅 백스윙 톱도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는 것.
변화를 주지 않은 건 루틴이다. 허리를 구부려 1차로 그립을 잡은 뒤 자연스럽게 팔을 늘어뜨려 그립을 잡은 손의 위치를 다시 한번 내려 조정하는 동작이다. 퍼터 그립을 잡을 때 손의 위치가 매번 달라지면 스트로크의 크기와 속도까지 같이 달라진다는 점을 의식한 그만의 일관된 그립 잡기 루틴이다. 세 번째가 ‘거리’ 우선주의다. 그는 “거리가 맞으면 조금씩 방향이 빗나가도 홀컵으로 끌려들어가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강조했다. 컵 주변이 완전히 평평한 곳은 거의 없는 만큼 컵 근처까지 거리를 잘 맞추면 경사를 타고 홀로 들어갈 확률이 있다는 얘기다.
네 번째는 컵에 가까운 곳이 아니라 오르막 직선 퍼팅을 할 수 있는 곳에 공을 떨구는 일이다. 박성현은 “아무리 컵에 가깝게 붙인다 해도 내리막이나 좌우 경사면 퍼팅이 오르막 퍼팅보다 실패할 확률이 높다”며 “그린 공략을 하기 전 반드시 이 지점을 확인한다”고 말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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