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태양광 스마트공장' 신성이엔지 용인공장 가보니

입력 2017-08-29 20:03  

무인 생산라인서 로봇이 스스로 제품 찾아 운반

공장 곳곳에 있는 화면에서 생산라인 현황 초단위 확인

클린룸용 팬필터 유닛 생산 전년보다 생산성 2.5배 올라
매출 2000억에 생산직 40명

공장옥상 등에서 태양광발전 자체 충당하고 연간 1억원 수익



[ 조아란 기자 ]
연면적 약 6000㎡의 넓은 공장 안에는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알루미늄 접합기가 소리 없이 부품을 생산하고, 자동운반장치(AGV)가 스스로 부품을 발견해 지정된 장소로 실어나르는 과정을 반복했다. 작업장 문앞, 공장 입구 등 곳곳에 설치된 디스플레이 화면에서는 생산라인별 현황을 초 단위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곳은 신성이엔지가 고효율 청정시스템 부품인 팬필터유닛(FFU)을 생산하는 용인공장. 국내 처음으로 태양광만으로 가동되는 스마트공장이다. 세 개 생산라인 중 2라인만 사람이 근무하고 1, 3라인은 기계가 모든 제품을 생산한다. 공정자동화율이 78%에 달한다.

오동훈 상무는 “작년 한 해 이곳에서 나온 매출만 2000억원가량이지만 일하는 생산직 근로자는 40여 명에 불과하다”며 “내년까지 빅데이터 기반의 클린에너지 운영시스템 개발을 마치면 공장이 더 효율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1인당 생산성 2.5배 높아져”

회사 측은 스마트공장 가동 후 가장 큰 변화로 1인당 생산성이 비약적으로 늘어났다는 점을 꼽았다. 신성이엔지가 생산하는 FFU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공장에서 클린룸을 조성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주요 납품처는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등이다. 충북 음성공장에서 작업을 하던 작년 상반기까지 연간 FFU 생산량은 6만 대에 불과했다. 자동화가 덜 이뤄져 생산라인에도 사람이 필요했고, 부품 운반을 사람이 도맡아 해야 해 생산직으로만 60여 명이 근무했다. 지난해 6월부터 용인사업장을 가동하자 작년 FFU 생산량은 17만 대에 달했다. 생산직 인원을 3분의 2(40여 명)로 줄이고도 생산량은 2.5배 늘어난 셈이다. 오 상무는 “올해 국내 반도체산업이 호황을 맞으면서 장비 주문이 밀려들었는데 스마트공장이 아니었다면 주문을 감당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은 올해 용인공장 FFU 생산량이 17만5000여 대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태양광 공장 가동·연 1억원 수익

태양광으로 자체 전력을 생산하고 남은 전력을 팔아 연간 1억원의 수익을 얻는다는 점도 경쟁력이다. 공장 옥상과 가로등, 앞마당 등 곳곳에 2000여 개의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있다. 생산한 전력을 1㎿ 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저장해뒀다가 약 70%는 공장 전력으로 쓰고 나머지는 한국전력에 판다. 지난해 1억7000만원어치를 팔아 7000만원(공장 전력의 30%)가량의 전력을 한전에서 받아 썼는데도 수익이 1억원 났다. 이완근 신성이엔지 회장은 “해외에서는 구글, 테슬라 등이 사옥에 설치된 태양광과 ESS를 주요 전력 공급원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지만 국내에서는 신성이엔지가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용인공장은 이달 빅데이터 기반의 지능형 에너지 관리 시스템 개발에도 들어갔다. 내년 7월까지 생산 계획에 따른 라인별 전력 수요와 기상 정보를 통한 전력 공급 계획을 확인한 뒤 에너지를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할 계획이다. 다음날 전력 수요가 많을 계획이지만 비가 오고 구름이 끼어 태양광 발전이 어려우면 한전 심야전기를 활용할 수 있도록 미리 계획해두는 식이다. 이 회장은 “개발을 마치면 태양광 에너지로 스마트그리드를 달성하는 국내 유일한 공장이 된다”며 “국내 중소·중견기업에 노하우를 전달할 수 있는 스마트공장의 표준을 확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용인=조아란 기자 ar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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