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한국당과 통합 고민하고 있다"… 보수 야당 합당 속도내나

입력 2017-08-30 18:35  

'열린토론 미래' 출범식에 한국·바른정당 의원 30명 참석

"문재인 정부 독주 막자" 한목소리
"포퓰리즘에 초당적으로 대처"…지방선거 앞두고 통합 논의할 듯

바른정당 자강론파 반대, 한국당 친박 반발 넘을지 관심



[ 박종필 기자 ]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은 30일 자유한국당과의 통합 논의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진석 한국당 의원은 “안보 위기 국면에서 보수 정치세력이 분열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소명을 다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

바른정당 창업주 격인 김 의원과 새누리당(한국당 전신)에서 원내대표를 지낸 4선 중진인 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개최한 ‘열린토론 미래(연구모임 명칭)’ 출범 세미나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보수정당 통합’ 논의에 속도가 붙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열린토론 미래는 이날 국회에서 ‘원전의 진실, 거꾸로 가는 한국’이라는 제목의 전문가 초청 토론회를 열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기 위한 자리였다. 정갑윤 한국당, 강길부 바른정당 의원도 공동 주최자로 나서 힘을 보탰다. 모임은 앞으로 안보 복지 조세 등의 주제를 놓고 토론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정치권에서는 “이 모임을 순수한 의원공부 모임으로만 해석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야당의 통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시점에서 모임이 출범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토론회에서 “문재인 정부의 포퓰리즘에 모든 정치적 이념이나 이해관계를 떠나 초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며 야당끼리의 정책 공조를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에 맞서 양당뿐 아니라 국민의당까지 아우르는 야 3당의 정책 공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김 의원과 정 의원은 이런 분석을 굳이 부인하지 않았다. 김 의원은 세미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책연대 후 당 통합’을 고려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그런 논의를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이어 통합 논의를 거부하고 있는 바른정당 내 ‘자강론파’의 반발에 대해서는 “다 극복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안보·경제위기를 앞에 두고 보수 우파 정치세력이 분열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소명을 다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토론회를 거듭할수록 논의들이 진전되고 살이 붙지 않겠나”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양당에서 30명 안팎의 의원이 참석해 양당의 ‘친김무성계’가 건재함을 드러냈다. 이 모임이 양당 통합 논의를 앞당길 수는 있지만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바른정당에서는 당권을 쥐고 있는 이혜훈 대표와 당의 대주주 격인 유승민 의원이 대표적인 ‘자강론파’로 알려져 있다.

한국당 내에서도 거부 반응이 나왔다.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이었던 유기준 한국당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동조하며 문재인 정부 탄생에 가장 큰 기여를 한 사람들이 이제 와서 정권을 견제하겠다고 모임을 만들었다”며 “책임지고 물러나야 할 사람들이 반성 없이 정치적 생명을 연장해보겠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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