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예진 기자 ] 유해 생리대 논란의 발단이 된 김만구 강원대 환경융합학부 교수와 여성환경연대의 생리대 화학물질 검출 시험 결과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 생리대안전검증위원회(검증위)가 “과학적으로 신뢰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생리대 안전성 여부를 놓고 또다시 논란이 일 전망이다.
식약처는 30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검증위 회의를 열고 김 교수가 실시한 시험 결과에 대한 신뢰성을 논의한 결과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검증위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 전수조사 등 절차의 검증을 위해 식약처가 구성했으며 독성전문가, 역학조사전문가, 여성환경연대를 포함한 소비자단체 등 8명이 참여했다.
여성환경연대는 지난 3월 김 교수와 함께 생리대 11종을 대상으로 화학물질 검출 시험을 진행한 결과 200여 종의 총휘발성유기화합물질(TVOC)이 발견됐고 이 중 발암물질인 벤젠, 스티렌 등 20여종의 독성물질도 나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증위는 김 교수의 실험 결과가 상세한 시험 방법 및 내용이 없고 연구자 간 상호 객관적 검증(peer-review) 과정을 거치지 않아 과학적으로 신뢰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이를 근거로 정부나 기업이 조치를 내리기는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검증위는 또 생리대 사용에 관한 소비자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여성환경연대가 제출한 시험 자료도 공개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시험 결과는 시험을 의뢰한 여성환경연대가 직접 그 결과를 공개하는 것이 타당하지만 여성환경연대가 식약처를 통해 해당 자료를 대신 공개하기를 원해 이를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휘발성유기화합물질의 원인으로 지목된 생리대 접착제는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 미국에서 판매되는 제품, 유기농·한방 등을 표방하고 있는 제품 모두에 릴리안 생리대에 사용된 것과 같은 스티렌부타디엔공중합체(SBC) 계통의 물질이 사용되고 있다. SBC는 인체발암물질로 분류할 수 없는 ‘국제암연구기관(IARC)그룹3’에 해당하는 물질이며 미국에서는 식품첨가물로도 사용되고 있다.
식약처는 검증위와 함께 휘발성유기화합물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가 마무리 되는 즉시 업체명, 품목명, 휘발성유기화합물 검출량, 위해 평가 결과를 모두 공개할 예정이다.
한편 릴리안 생리대(사진)를 생산하는 깨끗한나라는 “식약처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며 “모든 생리대에 대한 조사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뤄지고 생리대 성분의 인체 유해성에 대한 인과관계도 밝혀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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