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은 패션연구소 그룹장(상무)은 31일 서울 도곡동 삼성물산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하나의 재킷으로도 다양한 스타일링이 가능한 이지포멀 재킷이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지은 그룹장은 "9만원대 초저가 면접용 수트가 나오는 등 가성비 트렌드가 국내 남성 정장 시장에서 확산하고 있다"며 "신사 정장은 전체적으로 침체되고 있지만 활용성이 높은 스트레치수트 등 캐주얼 라인으로 위기를 타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남성복 브랜드 갤럭시는 올 가을겨울(F/W) 수트 비중을 30%로 작년보다 10% 줄이는 반면 캐주얼 상품은 10% 늘려 70%까지 확대한다. 최근 3년간 남성복 시장은 연평균 성장률(-2.4%)로 침체를 지속하는 반면 캐릭터·컴템포러리 시장 확대로 캐주얼은 성장하고 있어서다.
울을 기본으로 혼방 소재를 다양하게 적용한 '뉴 수트(New Suit)'도 선보인다. 가성비 트렌드를 반영해 하나의 재킷을 직장 뿐 아니라 일상 캐주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남성복 브랜드 빨질레리는 35~49세의 뉴 포티(New Forty)를 겨냥해 캐주얼 중심으로 변신한다. 캐주얼 상품 비중을 81%까지 늘려 재킷과 팬츠 착장의 코디 상품을 강화했다. 등판 부분은 늘리면서 어깨선을 낮춰 활동성을 높인 '이지 포멀 재킷', 신축성과 착용감을 개선한 '저지 라이크 재킷'도 출시했다.
로가디스는 멀티스타일링에 초점을 뒀다. 팬츠, 셔츠 등 이너 캐주얼 아이템을 확대해 다양한 스타일링이 가능하도록 구성했다. 나노 가공을 통해 발수·방오 기능을 확대한 셔츠, 구김이 잘 가지 않는 팬츠도 내놨다.
소현수 로가디스 디자인실장은 "한 벌의 수트로 티셔츠, 터틀넥 등과 매치해 다양한 스타일이 가능한 가성비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며 "자전거 등 스포츠 활동도 가능하도록 편안한 수트를 확대했다"고 밝혔다.
반면 여성복은 소재나 디자인을 차별화하는 데 집중했다. 패션연구소는 올해 여성 패션이 1.5% 성장한 6조3114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여성복 구호는 브랜드를 대표하는 캐시미어체크 등 트렌드 소재를 사용한 시그니처 상품과 오버 사이즈 등 트렌디한 실루엣, 울 이중지, 볼륨감 있는 소재 등 컨템포러리 상품을 선보였다.
김현정 구호 디자인실장은 "올 겨울 코트의 기장이 더 길어졌지만 캐시미어를 블렌딩해 무게감을 줄인 것이 특징"이라며 "초경량 다운패딩과 조끼 등 레이어링이 가능한 아이템도 내놓아 다양한 스타일링을 원하는 소비자의 입맛도 맞췄다"고 밝혔다.
여성복에도 편안함을 강조하는 트렌드가 반영됐다. 구호는 컴피를 구두에 적용한 컴피하이(COMFY HI)를 다음달 출시한다. 안피에 네오플렌을 적용해 쿠션감을 높이고, 에어백을 업계 최초로 적용한 제품이다.
빈폴레이디스는 올해 들어 컨템포러리·캐릭터 존으로 제품을 확대했다. 또 클래식한 아이템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모던 클래식'을 적용해 오버사이즈 트렌치 코트 등을 선보였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잡화시장은 디자인과 소재의 차별화를 앞세웠다. 잡화시장의 시장규모는 2조758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2% 줄어들 것으로 패션연구소는 내다봤다.
빈폴액세서리는 가치소비가 정착했다고 판단, 프리미엄 신소재를 접목해 차별화한다. 업계 최초로 이탈리아 수입 신소재 '알칸타라(Alcantara)'를 도입한다. 세미 포멀 스타일을 추구하는 30대 직장인 여성이 주 타깃층이다.
알칸타라는 천연 스웨이드와 비슷하게 보이지만, 천연가죽보다 가볍고 물과 오염에도 강하다. 주로 럭셔리 요트, 항공기, 최고급 자동차 내장재, 디자이너 가구 등에 사용되는 소재다.
일모는 가치소비를 추구하는 남성을 겨냥해 베지터블 가죽(식물성 염료로 가공한 가죽)라인과 PB(자체브랜드)제품을 확대한다. 남성들이 가방 활용도를 중시한다는 점을 반영해 베지터블 소재를 활용한 토트백과 백팩, 클러치로 제품군을 다양화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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