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 인력도 50% 늘려
LG전자가 스마트홈 사업을 대폭 키운다.
송대현 LG전자 H&A(Home Appliance & Air Solution)사업본부장 사장은 2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리젠트 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스마트홈 사업을 육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2020년까지 투자규모를 현재의 두배로 확대하고 연구개발 인력도 50% 늘리겠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올해를 ‘AI(인공지능) 가전의 원년’으로 삼고 가전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1월 에어컨을 시작으로 음성과 이미지를 인식해 스스로 판단하고 작동하는 인공지능 가전을 연이어 출시했다. 올해부터 출시하는 생활가전 전제품에 무선인터넷(Wi-Fi)을 모두 탑재했다.
송 사장은 "구체적인 숫자를 밝히기는 곤란하지만 3년 이내에 투자 규모를 대폭 늘리겠다"며 "내부에 투자하는 것 뿐만 아니라 인수·합병(M&A)과 같은 방법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인공지능 가전에 IoT(사물인터넷) 기술은 물론, 독자 개발한 딥 러닝 기술인 ‘딥씽큐(DeepThinQTM)’를 보유하고 있다. 앞으로는 자체의 기술에 외부와의 '개방 전략'을 구사하는 스마트홈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기본적인 개발 방향은 ▲오픈 파트너십(Open Partnership) ▲오픈 플랫폼(Open Platform) ▲오픈 커넥티비티(Open Connectivity) 등이다.
그는 "정보기술(IT), 통신 등 다양한 분야의 국내외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며 "지난해 아마존(Amazon)에 이어 올해에는 글로벌 최대 IT 기업 구글(Google)과 손을 잡고 AI를 활용한 스마트홈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통신사들과의 홈 IoT 서비스를 예를 들면서 모든 분야에 있어서 개방과 협력 체제를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생활가전 제품들이 ‘구글 어시스턴트’나 ‘아마존 알렉사’를 탑재한 기기와 연동되는 이유도 LG전자의 '개방 정책'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또 LG전자는 ‘오픈 커넥티비티’를 위해 OCF(Open Connectivity Foundation)의 플랫폼을 활용할 방침이다. LG전자가 판매하는 가전제품뿐만 아니라 다른 업체의 기기와도 상호 연동시킨다는 방침이다. OCF는 390여 개의 기업이 가입한 글로벌 최대 규모의 IoT 표준화 단체다.
LG전자는 가전 제어에 강점을 가진 인공지능 스피커 ‘스마트씽큐 허브’, 연내 출시 예정인 스마트 냉장고 등에 OCF 플랫폼을 적용한다. OCF기반의 타업체 기기와도 연동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송 사장은 스마트홈 다음으로 눈여겨 보는 사업은 '로봇'이라고 말했다. 로봇은 스마트홈과 더불어 홈 IoT와 연계해 급성장할 것으로 보이는 시장이다. LG전자가 수년 전부터 시작했지만 다른 가전업체들의 추격이 가시적으로 덜 보이는 분야이기도 하다.
그는 "이번에 'IFA 2017'부스를 둘러보니 로봇청소기들이 많이 나왔다"며 "우리(LG전자)가 로봇사업을 펼치는 방향성이 맞았구나 생각돼 뿌듯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또한 로봇 상용화를 위해서는 수십 년간 축적해온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인공지능이나 자율주행 기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로봇 사업은 오랫동안 데이터를 쌓아온 LG전자가 유리한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LG전자는 지난 7월 말부터 인천국제공항에서 ‘안내로봇’과 ‘청소로봇’으로 시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LG전자는 대형 쇼핑몰, 호텔 등 대형 상업 시설에서 로봇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지속 확대해 상업용 로봇의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계획이다.
경쟁업체들의 동향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삼성전자 부스를 돌아봤던 송 사장은 "세탁기의 경우 예전에 없었던 아예 새로운 제품이 나와서 놀랐다"며 퀵드라이브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그는 "시중에 제품이 나오면 자세히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LG전자의 제품과 비슷한 제품들을 내놓은 업체들에 대해서는 "따라올 줄 알고 있고, 앞서갈 준비가 되어 있다"면서도 "뒤따라 오는 업체들이 더 좋은 제품을 내놓을 수 있기 때문에 자만하지는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은 IFA 기간동안 주요 업체들의 제품을 꼼곰히 살필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작년까지 러시아 사업을 총괄했던 그는 유럽에서의 남다른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송 사장은 "LG를 떠올리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기업이 됐으면 한다"며 "1등해서 보너스 더받고 이런것 이상으로 건강하게 정도 경영에 입각해서 1등하는 LG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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