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계리 5.7 인공지진…5차보다 5배 위력
문 대통령 "북한 어처구니없는 전략적 실수 자행"
[ 정인설/손성태 기자 ]
북한이 3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핵탄두를 장착하기 위한 6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이 끝난 일요일에 맞춰 작년 9월9일 5차 핵실험 후 1년 만에 다시 핵도발에 나선 것이다. 북한이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어섬에 따라 한반도 정세가 요동을 칠 것으로 우려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북핵 위협과 관련해 ICBM에 핵탄두를 탑재하는 게 레드라인이라고 말한 바 있다.
북한 핵무기연구소는 이날 “조선노동당의 전략적 핵무력 건설 구상에 따라 우리 핵 과학자들은 오늘 낮 12시 우리나라 북부 핵시험장에서 대륙간탄도로켓 장착용 수소탄 시험을 성공적으로 단행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이번 수소탄 시험은 대륙간탄도로켓 전투부(탄두부)에 장착할 수소탄 제작에 새로 연구·도입한 위력 조정 기술과 내부구조 설계 방안의 정확성과 믿음성을 검토·확증하기 위해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조선중앙TV는 핵실험 세 시간 후인 오후 3시30분(평양시간 오후 3시)에 내보낸 중대보도를 통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주재로 이날 오전 열린 당 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 ICBM 장착용 수소탄 시험을 결정하고, 김 위원장이 핵실험 명령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북한 핵실험장인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일대의 인공지진 규모가 5차 핵실험 위력의 5~6배인 5.7로 감지됐다고 평가했다. 5차 핵실험 때 폭발력이 10㏏인 만큼 이번 핵실험의 폭발력은 50㏏으로 추정됐다. 미국이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뜨린 원자폭탄(15㏏)의 3배 이상이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해 “참으로 실망스럽고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6차 핵실험 직후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에서 “북한은 ICBM급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등 연이은 도발을 통해 국제사회로부터 고립을 더욱 가중하는 실로 어처구니없는 전략적 실수를 자행했다”며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지 않을 수 없도록 해 나갈 것이며, 북한의 도발을 결코 묵과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북한의 이번 핵실험이 미국에 매우 적대적이고 위험한 행동”이라며 “북한과 사업을 하는 모든 나라와 무역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정부의 대북 압박과 한국 정부의 유화정책이 별 효과가 없었다며 한·중 양국을 싸잡아 비판했다.
정인설/손성태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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