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조금 다르게 생각했을 뿐인데》읽기 (하)]천재 예술가의 공통점은 '규칙적인 생활'

입력 2017-09-04 09:02  

정해진 시간에 최대한 집중하는 게 비결 !


[ 임현우 기자 ] 우리는 흔히 창조적인 작업, 특히 예술가의 작업은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6시에 업무를 마감하는 사무직 직장인의 단조로운 일상과는 정반대일 것이라 생각한다. 참된 예술가라면 즉흥적으로 자유롭게 살다 불현듯 예술의 여신이 전해오는 영감을 얻어 작품을 써 내려간다고 여기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상당히 다르다.

천재들의 작업 습관에서 배우는 창의성의 법칙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소설을 집필할 때 새벽 4시에 일어나 대여섯 시간 동안 쉬지 않고 일한다. 오후에는 조깅이나 수영을 한 다음 책을 읽고 음악을 들은 뒤 밤 9~10시쯤 잠자리에 든다. 그는 소설이 완성될 때까지 매일 이 일정을 똑같이 반복했다. 독일 작가 토마스 만도 오전 8시에 일어나 식사한 뒤 오전 9시가 되면 서재 문을 닫고 작업을 시작해 낮 12시까지 어느 누구도 방해하지 못하게 했다. 전화를 받지 않는 것은 물론 자녀들도 서재에 접근하지 못하게 했다. 그는 이런 생활을 매일 이어갔고 일요일이나 휴가 때도 마찬가지였다.

영국 작가 찰스 디킨스의 작업 방식도 비슷하다. 디킨스는 오전 7시에 일어나 오전 8시에 아침을 먹고 오전 9시에 책상에 앉은 뒤 오후 2시까지 무슨 일이 있어도 자리를 지켰다. 아무런 영감이 떠오르지 않는 날에도 무조건 이렇게 했다. 디킨스의 동생은 형의 일과에 대해 “시청 공무원도 이보다 더 규칙적이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상상과 공상의 세계를 그리는 창의적인 직업을 가졌지만 기계처럼 규칙적으로 행동했고, 시간을 철저히 지켰다고 전했다.

매일 같은 시간에 일하고, 같은 시간에 쉰다

이처럼 엄격한 규칙을 따르는 작업 방식은 작가들만의 전매특허는 아니다. 미국 저술가 메이슨 커리는 자신의 저서 《리추얼》에서 위대한 창조자로 손꼽히는 예술가와 과학자 160여 명의 작업 습관을 분석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들 중 어느 날 갑자기 창조의 여신이 문을 두드려 올 때까지 기다린 사람은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위대한 창조자들은 대부분 뇌를 활성화하기 위해 어느 정도 엄격한 작업 습관을 지켰다.

다만 공무원과 비교했을 때 눈에 두드러지는 차이는 몇 가지 있었다. 첫째, 창조적인 사람들은 습관화된 자신만의 개인적 리듬을 지킨다. 자신 외에 어느 누구도 그를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도록 강요할 수는 없다. 둘째, 창조적인 사람들은 몇 시간 동안 줄곧 집중해서 일한다. 정해진 작업 시간을 항상 지키고, 그 이후엔 정해진 휴식시간을 엄수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점은 그들은 이 휴식시간을 ‘작업의 일부’로 이해했다는 점이다. 분석 대상 중 대다수는 휴식시간에 산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도적으로 규칙적인 ‘오프라인 상태’를 가졌다는 것이다.

우리 뇌의 창의성을 깨우는 ‘집중력의 힘’

뇌는 우리의 내면에서 주목하는 문제와 주제에 대해 ‘비어 있는 오프라인 상태’가 돼야 즉흥적으로 가장 잘 반응한다. 창의적인 프로젝트에서는 휴식이 큰 효과를 발휘하는 이유다.

창의적인 사람들의 일과에서 휴식시간이 큰 기여를 했다는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창조적인 작업은 일반적인 선입견과 달리 긴장과 휴식을 오가는 규칙적인 습관에 따라 좌우됨을 알려주고 있다는 점에서다. 뇌가 깨어 있고 활성화된 상태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면, 우리의 생각은 정해진 방향으로 유도되는 것이 아니라 더 자유롭게 방랑하고 춤추며 창의성의 나래를 펼치게 된다.

☞옆에서 소개한 사례는 독일의 심리학자 바스 카스트의 책 《조금 다르게 생각했을 뿐인데》(한국경제신문 펴냄·276쪽·1만5000원)를 발췌해 재구성한 것이다. 이 책은 인간의 창의성에 대해 지금까지 이뤄진 주요 연구 결과를 분석하고, 일상에서 창의력을 키우는 방법을 소개한다. 저자는 창의성이 선천적으로 주어진 능력이 아니며 생활의 작은 변화를 통해 누구나 후천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정리=임현우 한국경제신문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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