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MRI병원 운영하다 창업…강아지·성견 등 제품 차별화
"미국 반려동물 시장 도전할 것"
[ 이우상 기자 ] “영양소 균형, 품질 등을 따져볼 때 자신있게 추천해줄 국산 사료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알파벳(AlphaVet)’을 직접 만들었습니다.”
지난달 29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세계수의사대회에서 한국경제신문 기자와 만난 안세준 알파벳 대표(45·사진)는 “유기농 재료로 만든 처방 사료를 내놓는 곳은 세계에서 오직 우리뿐”이라며 “제품 출시 후 3년 만인 올해 수출도 시작했다”고 말했다.
1995년 충남대 수의대를 졸업한 안 대표는 여느 동문처럼 1998년 대전에서 동물병원을 개원했다. 하지만 곧 새로운 일에 도전했다. 2003년 서울 양재동에 국내 최초로 동물용 MRI(자기공명영상) 장비를 갖춘 전문병원을 열었다. 장비 리스료만 한 달에 1500만원이 나갔다. 안 대표는 “사람과 달리 동물은 어디가 어떻게 아프다고 말하지 못하기 때문에 MRI가 꼭 필요하다고 판단해 병원을 운영했다”고 말했다.
사료제조기업 알파벳은 2013년 설립했다. MRI 전문 동물병원에 이은 안 대표의 두 번째 도전이었다. 수의사에 비해 회사를 운영하는 것이 미래가 더 안정적이란 이유에서다.
알파벳은 건식사료 11종, 습식사료 3종을 내놨다. 유기농 재료만 쓰다 보니 살충제는 물론 환경호르몬, 색소, 방부제 등이 들어 있지 않다. 알파벳 사료에는 안 대표의 경험이 녹아들어 있다. 그는 “사료 기준이 낮은 국내에서는 단백질 칼슘 등 영양소 7종만 포함시키면 누구나 사료를 만들 수 있다”며 “연령별, 각종 건강질환별로 필요한 영양소가 다르기 때문에 이를 반영한 제품을 내놓고 싶었다”고 말했다. 가령 성장기인 강아지를 위한 사료에는 성견이나 노견이 먹는 사료보다 단백질이 많이 함유됐다. 간이 안 좋은 개를 위한 사료에는 구리 함량을 낮추고 아연 함량을 높였다. 그는 “아무리 좋은 사료라도 안 먹으면 소용이 없는 만큼 고급 향미제를 썼다”고 말했다. “기호도로는 최고로 평가받는 해외 R사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평가를 수의사들에게 받는다”고 덧붙였다.
알파벳의 사료는 전국 2500여 곳 동물병원 중 1000여 곳에서 판매하고 있다. 지난 1월부터 홍콩에 수출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대만과 말레이시아에도 수출하기로 했다. 한국 시장보다 100배 이상 큰 미국 시장 진출도 노리고 있다. 안 대표는 “국산 프리미엄 유기농 제품인 알파벳 사료가 미국 반려동물 시장에서 인정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송도=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기업의 환율관리 필수 아이템! 실시간 환율/금융서비스 한경Money
[ 무료 카카오톡 채팅방 ] 국내 최초, 카톡방 신청자수 32만명 돌파 < 업계 최대 카톡방 > --> 카톡방 입장하기!!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