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탄 폭발 시험을 했다는 북한의 주장에 대해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원자탄에서 수소탄으로 가는 중간 단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5일 보도했다.
NYT는 "핵무기는 폭발력 등급에 따라 가장 기본적인 내폭 원자탄부터 증폭 원자탄, 다층 원자탄, 수소탄 등 4가지로 분류된다"며 "북한의 핵무기 설계를 2단계로 보는 전문가들도 있고 3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탄을 1단계로 봤을 때 2단계는 그 3배, 3단계는 25배, 마지막 수소탄은 1000배에 이르는 위력"이라며 "북한이 이른 시일에 진정한 수소탄 개발에 성공할 것 같지만 않지만 전문가들은 그 방향으로 열심히 노력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본형 원자탄은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의 핵분열을 이용한 것이다. 증폭 원자탄과 다층 원자탄은 중수소와 3중수소 같은 열핵 연료를 원자탄의 핵심부에 넣거나 원자탄 핵심 주변에 열핵 연료를 여러 겹 둘러싼 것이고, 수소탄은 원자탄 옆에 다량의 열핵 연료 캡슐을 두는 방식이다.
미국이 1954년 비키니 섬에서 시험한 수소탄의 위력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한 원자탄 2개를 포함해 제2차 세계대전 때 사용된 폭발물을 모두 합한 것보다 컸다.
노르웨이지진연구소(NORSAR)는 북한의 6차 핵실험이 전 세계적인 충격파를 던지긴 했지만 북한의 주장대로 진짜 수소탄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NORSAR는 "일반적으로 폭발력이 커지는 만큼 북한의 수소탄 주장의 신뢰도는 올라간다고 말할 수 있으나 앞으로 수주 사이에 지하 핵시험장에서 새 나오는 방사능 물질과 같은 다른 증거를 입수해야 핵무기 종류를 확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제6차 핵 시험의 폭발력은 5차 때의 4~16배에 이르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하지만 NYT는 "핵실험 폭발력을 늘리는 방법은 여러 가지 있기 때문에 외부 전문가들이 분석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군사 전문매체 제인스 디펜스 위클리(JDW)도 로버트 켈리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국장의 말을 인용해 "이번 핵 시험으로 인한 지진 규모로 미뤄 폭발력이 50~100kt이거나 이보다 더 클 수 있지만, 이런 정도의 지진은 핵폭탄의 설계에 관해 아무 것도 증명해주지 못한다"고 전했다.
켈리 전 국장은 "지하 핵 시험에서 100kt 정도의 폭발력은 증폭 원자탄이 아닌 단순 분열탄으로도 손쉽게 만들어낼 수 있는 만큼 이번 실험이 수소탄이라고 결론 내리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시험에 앞서 실물 같은 수소탄 모형 사진을 공개한 뒤 큰 폭발력을 과시하는 방식을 사용한 것에 대해 "자신들이 수소탄 설계를 완성한 것처럼 외부 세계가 억측하도록 만들 의도였다면 대체로 성공한 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열핵탄 제조 성공 여부는 지하 시험장에서 나온 방사능 시료 분석을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켈리 전 국장은 이런 점에서 북한이 지난 5차례 핵실험중 4차례는 완전 밀봉을 통해 외국의 군사 분석가들이 열핵 반응과 핵연료로 사용된 플루토늄이나 우라늄의 설계에 대한 명확한 증거를 수집하는 것을 막아온 것에 대해 "이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수소탄이라고 주장하는 모형 사진을 공개하는 반면 그것을 확증할 수 있는 방사능 물질에 대해선 포집이 불가능할 정도로 강박적으로 밀봉하는 행태에 대해 켈리 전 국장은 "핵폭탄 개발의 진정한 진전도를 외부에 숨기고 싶어하는 표시"라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의 지하 핵 시험장에서 나온 방사능 시료를 미국의 항공기가 신속하게 포집할 수 있다면 핵폭탄의 특성에 대한 두말 할 필요없는 지표가 될 수 있지만 포집에 실패할 경우 북한은 자신들이 하고 싶은 대로 주장을 내놓고 불확실성과 두려움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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