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다 직장 생활을 체감하는 온도는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직장 생활을 끔찍하게 생각하는 건 불변의 공통점이다. 도서 <출근이 칼퇴보다 즐거워지는 책 - 오늘도 사표 쓸까 망설이는 당신에게>는 대기업에 다니는 12년 차 직장인 장한이씨가 불평불만이 가득 찬 후배에게 전하는 주옥 같은 잔소리와 조언으로 가득 찬 직장인 성장 도서다.
“떠나지 못할 것이라면 그 안에서 살아남는 법을 찾는 것이 진정한 탈출이다.”라고 외치는 저자는 시련의 순간에 좌절하지 않고 단단한 직장인으로 성장하는 법을 고민했다. 다음카카오 브런치와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수많은 직장인과 애환을 나누고 소통하며 책을 완성했다.
<출근이 칼퇴보다 즐거워지는 책>이라는 제목은 어찌 보면 역설적인 표현으로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제목처럼 직장인에게 출근이 칼퇴보다 즐거워질 리 만무하다. 저자도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이 책이 쓰여질 수 있었다고 전한다. <출근이 칼퇴보다 즐거워지는 책>은 저자가 직장 생활을 하면서 일상에서 보고, 듣고, 느끼고, 깨달았던 의미 있는 모든 것들을 집약해 담은 책이다.
저자는 직장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마음가짐과 태도로 보았다. 남들보다 조금 더 잘난 직장인이 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한다면 삶의 질은 분명 달라질 것이고, 대충대충, '남들도 다 하니까'라는 생각으로 일관한다면 결코 발전할 수도 없다는 진리를 섬세한 경험을 토대로 강조한다.
직장 생활에서 직장인들이 겪는 어려움을 <1. 흔들리지 않고 버틸 때 직장 생활의 묘미가 시작된다>, <2. 인간관계는 성공을 키우는 씨앗이다>, <3. 반복되는 좌절을 통해 거듭나다>, <4. 작은 습관이 10년 후 인생 판도를 바꾼다> 4개의 꼭지로 나누고, 총 18개의 스토리로 구성했다. 각 글의 마지막에 <선배의 잔소리>에서는 짧고 굵은 글로 자신의 조언을 각인시킨다.
<책 속으로>
요즘은 자신이 원한다고 회사에 남아서 일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스스로 노력하며 진화해야 단 1년이라도 더 버틸 수 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부정적 생각은 정서적 허기에 시달리듯 결코 채워지지 않는 만족에 대한 갈증만을 증폭시킨다. _p.24
‘흙수저’를 물고 태어난 나를 ‘금수저’ 친구와 비교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나의 비교 대상은 바로 과거의 나여야 한다. 현재의 처지를 비관하지 말고 자신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부족한 과거를 발판 삼아 미래의 발전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이 상대적 박탈감에서 빠져 나오는 방법이다. _p.29
회사라는 곳은 때로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 페르소나를 쓰고 맡은 역할을 소화해야 하는 무대가 된다. 당장 그 무대에서 내려올 것이 아니라면 아니꼽고 못마땅해도 꿋꿋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가면은 나만 쓰고 있는 것이 아니다. 누구나 역할에 맞는 페르소나를 쓰고 있다. 이를 부정적으로만 볼 이유는 없다. 갈등을 인정하고 현실과 타협하기 위한 현명한 처신으로 받아들일 여지가 충분하다. _P.72
직장 생활에서는 굳이 과한 말과 행동으로 보일 필요가 없는 것들이 있다. 그 중 가장 필요 없는 것이 ‘나 좀 인정해달라’는 외침이다. 잘 보이려는 노력보다는 상사가 싫어하는 것을 행하지 않는 것이 우선이다. “도대체 내가 몇 번을 말해!”라는 말은 상사에게 맞으면 안 되는 치명적인 독화살이다. 진땀 흘리며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과 부족한 점을 개선하려고 애쓰는 모습은 말하지 않아도, 알리려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때로는 과한 말보다 수다스러운 침묵의 힘을 믿을 필요가 있다. _P.95
영국의 철학자인 버트런드 러셀Bertrand Russell은 “인간은 하루 4시간만 밥벌이를 위한 일을 하고, 나머지 시간엔 자체로 즐거운 무언가를 하고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살짝 과장도 있지만 전적으로 동조하고 싶다. 21세기다. 직장에 올인하면 미래를 어느 정도 보장받을 수 있던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좀 더 똑똑한 직장 생활이 필요한 때다. 법정 근로 시간을 다 채우고 나면 자리를 박차고 나오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_P.140
직장에서 잘못을 저질렀을 때 질책을 받고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개인의 두려움 때문에 권한 밖의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나중에 과오가 밝혀지면 문제아라는 인식이 생기고, 앞으로의 직장 생활만 피곤해진다. 그러니 괜한 두려움에만 집착하지 말고, 상사의 권한을 십분 활용하는 기지를 발휘하는 게 좋다. 평소 속 좁던 상사도 큰일 앞에서는 의외의 대범함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래서 선조들의 지혜만큼 상사들의 연륜도 인정받을 만한 것이다. 영화 인턴에서 30대 CEO가 70세 인턴에게 의지하는 것은 그의 연륜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_P.174~175
동료의 부탁을 적당히 쳐내고 알아서 거절할 줄 아는 ‘능력’을 갖춘 사람들에게는 더 이상의 귀찮은 일이 들어오지 않는다. 문제는 바로 착한 아이 증후군에 시달리는 직장인들이다. 착한 아이 증후군good boy syndrome은 어른이 되어서도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표현하지 못하고, 타인에게 착한 사람으로 남기 위해 욕구나 소망을 억압하면서 지나치게 노력하는 것을 이른다. _P.202
각박한 상황에 놓인 직장인들은 어쩔 수 없이 치열한 경쟁 관계 속에 놓이게 되고, 각자도생各自圖生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남들보다 조금은 더 잘 나야 생존 경쟁에서 앞서나갈 수 있다는 불안감을 떠안고 살아간다. 이런 마음은 냉철한 세상에 맞서기 위한 준비, 그리고 자가발전하기 위한 자극이 될지도 모르지만 과도한 욕심과 집착으로 이어질 경우에는 직장 생활을 척박하게 만들고 극도의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_P.228
저자는 이상론을 펼치기보다 현실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고자 했다. ‘윗사람 눈치 보지 말고 칼퇴할 줄 알아야 스마트한 직장인’이라는 공허한 말보다는 동료들끼리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나는 꾀라도 부려서 혼자 ‘찍히지’ 말자고 주장하고, 악질로 정평 난 윗사람을 내 손으로 바꿀 도리는 없으니 눈밖에 나지 않는 방법을 궁리하는 게 최선이라며 상사의 유형별에 따라 대처법을 분석한다.
하지만 이는 회사의 온순한 양이 되어 현실을 무기력하게 수용하라는 뜻이 아니다.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하는 영리함과 장기적으로 이로운 선택지를 고르는 영악함을 발휘하라는 조언에 가깝다. 조직 구조는 끊임없이 변하기 마련이고 지독하게 괴로운 상황은 길어야 2~3년이면 막을 내린다. 그러니 때를 기다리며 실력과 평판을 쌓아놓는 것이 현명한 대처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라는 알렉산드르 푸시킨Aleksandr Pushkin의 시구처럼, 직장 생활은 우리를 때때로 슬픔과 분노 속에 몰아넣는다. 하지만 푸시킨이 다음 구절에서 안내하듯, 그 날들을 견디다보면 즐거운 날은 오고야 만다.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승자가 되어 웃으며 오늘날을 되돌아볼 수 있도록 이 책이 옆에서 도울 것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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