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금호타이어, 양보할 수 있는 선 넘었다"

입력 2017-09-06 17:30   수정 2017-09-07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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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스타 매각 여지는 남아 있어

박삼구 회장 측엔 아쉬움 나타내…자구계획안 미흡시 '즉시 해임'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사진)은 “금호타이어 정상화를 위해 더블스타로의 매각을 최우선으로 추진했지만 더블스타가 양보할 수 있는 선을 넘었다고 판단했다”고 6일 밝혔다. 그럼에도 매각 작업이 완전히 무산된 것은 아니어서 다시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이 회장은 이날 한국경제신문과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금호타이어 매각 작업이 사실상 무산된 데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 회장은 “당초 우선협상대상자인 더블스타 측이 매매가격을 9550억원에서 8000억원으로 인하해달라는 요구에 대해 긍정적인 자세로 검토했다”며 “그런데 더블스타 측에서 3분기 실적이 더 나빠지면 800억원을 추가 인하해달라는 등 다른 과도한 조건을 제시해서 문제가 복잡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매각 논의를 매듭짓는 단계여도 더 이상 양보할 수 있는 선은 아니라는 게 채권단의 결론”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금호타이어 우선매수청구권과 금호 상표권을 보유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측의 행보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박 회장이 상표권 협상 마지막까지 이런 식으로 끌고 온 부분은 대단히 아쉽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5월 박 회장의 금호타이어 경영권을 회수하겠다고 ‘초강수’를 예고했다가 실행하지 않은 데 대해선 “더블스타와의 매각을 마무리하려면 박 회장 측과 상표권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부분도 있어서 그렇게까진 않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금호타이어의 향방에 대해선 “조금 더 기다봐야 할 것 같다”고 이 회장은 말했다. 그는 “금호타이어 경영진으로부터 자구계획안을 받아봐야 한다”며 “자구계획 안에 금호타이어 정상화를 위한 노력이 들어가 있지 않으면 예고한 대로 경영진 해임 절차를 즉각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채권단은 지난 5일 매각 무산에 대비해 금호타이어 측에 경영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자구계획을 오는 12일까지 체출하라고 요구한 상태다.

다만 더블스타와의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이 회장의 설명이다. 채권단은 8일 더블스타 측에 매매계약 해제 합의서를 송부할 계획이다. 이때 더블스타가 매매계약 해제 합의서를 받지 않고 원래의 계약 조건(매매가격 9550억원)을 이행하겠다고 하면 금호타이어는 더블스타에 매각된다. 이 회장은 “매각 작업이 완전히, 100% 종결됐다고 볼 수는 없다”며 “그렇다고 전망이 썩 밝은 것도 아니지만 여지가 남아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더블스타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예상할 수 없다”며 “우리(채권단)는 최종 통보를 했고 더블스타의 결정을 두고 볼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매각이 끝내 무산될 경우 재매각 절차는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는 “그 부분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못박았다. 그는 “엄밀히 말하면 아직 매각이 종결되지 않았는데 재매각 논의는 너무 앞서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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