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정환 기자 ] 서울대 연구진이 차세대 이차전지로 꼽히는 나트륨 이온전지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획기적인 연구 성과를 냈다.
서울대는 조맹효 기계항공공학부 교수 연구팀(제1저자 김두호 연구원)이 미국 텍사스주립대와 공동으로 새로운 개념의 나트륨 양극소재를 개발했다고 6일 발표했다. 충·방전이 가능한 이차전지로 현재 널리 쓰이는 리튬이온전지를 대체할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 소니가 1990년대 처음 개발한 리튬이온전지는 가벼우면서 효율성이 높아 니켈·카드뮴 전지를 빠르게 대체했지만 최근 성능 향상 속도가 현저히 느려진 데다 희소 자원인 리튬의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반면 나트륨 이온전지는 지구상에 흔한 나트륨이 원료라 단가가 낮고 원료 공급이 안정적이란 장점이 있다.
조 교수팀의 성과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전지의 충·방전 효율성을 좌우하는 전이금속으로 많이 쓰고 있는 망간 대신 다른 금속을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나트륨 이차전지의 양극 소재는 산화·환원 반응을 하는 나트륨과 전이금속이 하나의 안정적인 결정 구조(착이온 상태)를 이뤄야 한다.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나트륨 양극소재는 전이금속과 결합한 산소만으로 작동해 망간 대신 티타늄이나 마그네슘 등 다른 광물을 활용할 수 있다.
전통적인 연구방법론에서 벗어나 계산과학을 활용해 연구 효율성을 높인 점도 성과다. 지금까지는 일일이 실험을 통해 나트륨에 맞는 전이금속을 찾았지만 조 교수팀은 계산과학 기법을 활용해 성공 가능성이 높은 소재를 미리 선택, 검증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조 교수는 “음이온 산화·환원 반응으로 작동하는 나트륨 양극소재 물질군을 최초로 제시한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재료공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 ‘어드밴스트머티리얼즈’ 9월호에 표지 논문으로 실렸다. 조 교수는 “아직은 걸음마 단계지만 상용화된다면 가격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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