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후원 이틀만에 400명 참여
[ 성수영 기자 ] 대학생들이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무산된 박정희 대통령 탄신 100주년 기념 우표(사진) 발행에 나섰다.
대학생 단체인 한국대학생포럼(한대포)은 박정희 대통령 기념 우표 발행을 위해 내달 30일까지 시민 후원을 받는다고 6일 밝혔다. 이들은 한국우편사업진흥원의 ‘나만의 우표 서비스’를 통해 우표 1만 장을 발행할 계획이다. ‘나만의 우표’는 신청인이 원하는 우표를 인쇄해주는 서비스다. 제작된 우표는 일반 우표처럼 사용할 수 있다.
한대포는 후원 금액에 따라 후원자들에게 우표를 배정하고, 남은 물량은 인터넷으로 원가에 판매할 계획이다. 7장으로 구성되는 우표는 세트당 8000원의 제작비가 든다. 우표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 내외 사진과 ‘내 일생 조국과 민족을 위하여’ 등의 문구가 들어갈 예정이다. 초상권 등의 문제는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과 협의해 해결했다.
후원을 시작한 지 이틀 만에 400여 명이 참여했다. 강원도에서 이웃과 2000원씩 모은 돈을 봉투에 담아 보낸 아주머니도, 뉴질랜드에서 수표를 보내온 사업가도 있다는 게 박성은 한대포 회장(22·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의 설명이다. 당장 구매하고 싶다는 성급한 문의도 쇄도하고 있다고 박 회장은 덧붙였다.
한대포는 우정사업본부가 정치적 압력에 굴복해 발행을 취소한 것에 문제 의식을 갖고 사업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미국에서는 민주당 집권기인 2011년에 레이건 공화당 대통령 100주년 기념 우표가, 공화당이 집권한 올해 케네디 민주당 대통령 100주년 기념 우표가 나왔다”며 “역대 대통령 우표는 정파적 문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우정사업본부는 구미시로부터 우표 60만 장 제작을 요청받고, 지난해 5월 발행을 결정했다. 하지만 지난 7월 임시회의에서 이전 결정을 뒤집고 발행을 취소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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