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보스토크=손성태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6일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에서 열린 단독 정상회담에 앞서 선물을 주고받았다. 국가 정상이 주고받은 선물은 친선과 협력,나아가서는 양국의 공동번영의 뜻을 담고 있다.그래서 국가 정상간 선물을 고를때는 상대 정상의 취향 뿐만 아니라 두 국가간 역사와 상황등을 배려한다.
문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대나무로 만든 전통공예 낚시대를 선물했다. 푸틴 대통령의 취미가 낚시인 것을 고려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또 러시아 상떼스부르크 야경을 찍은 액자도 선물했다.상떼스부르크는 푸틴 대통령이 나고 자란 고향이다.
푸틴대통령은 이날 문 대통령에게 칼 한자루를 선물했다. 이 칼은 1800년대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1950년께 미국인에 의해 미국으로 반출됐다. 한 러시아인이 미국에서 구입한 것을 문 대통령 선물용으로 어렵게 확보했다고 푸틴 대통령은 선물을 전달하면서 직접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장소에 34분 지각했다. 푸틴 대통령은 교황과의 접견시간도 지각했을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정상 회담장소에 제 시간에 도착한 사례가 없을 정도로 ‘지각대장’으로 악명이 높다. 청와대가 푸틴 대통령의 지각이 외교적 결례가 아니냐는 지적과 관련해 “30여분이면 양호한 것 아니냐”고 논평을 한 것은 푸틴 상습적 지각을 이미 예상했기 때문이다.
북방경제협력 위원장을 맡아 이번 대통령 러시아순방을 동행한 송영길 의원은 지난 6일 밤 기자를 만나 “푸틴이 정상회담에 상습적으로 늦는 것은 다분히 계산된 것으로,외교적 결례나 기선잡기 차원이 아니라 자신의 캐릭터로 굳히려는 측면이 없잖아 있는 것 같다”며 “우리측에선 문 대통령이 최대한 적게 기다리시게 하기 위해 푸틴의 동선을 파악하면서 대통령의 도착시간을 조율하는 등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송 의원은 이어 “푸틴이 30여분 늦은 것을 제외하고는 두 정상의 장시간 단독및 확대정상회담,그리고 이어진 산책과 문 대통령이 떠날때 끝까지 두손을 모으고 영접하는 모습까지 최대한 예우를 했다”며 “문 대통령에게 조선시대 칼을 구입해 선물하는 것은 푸틴 대통령의 문 대통령에 대한 극진한 예우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각국 정상들은 서로 국가를 방문하면서 선물을 교환하는 것이 관례이다. 그리고 이 선물은 정상간 개인적인 차원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상호 국가 간 우호적인 관계를 상징하게 된다.
문 대통령은 7일 아베신조 일본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기에 앞서 평창동계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과 ‘반다비’인형을 선물했다. 아베총리에게 평창 올림픽에 대한 관심을 가져달라는 의미다.문 대통령은 선물을 전달하면서 내년 평창 올림픽에 아베총리의 참석을 공식요청하기도 했다.아베 총리는 문 대통령에게 별도 선물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끝) / mrhand@hankyung.com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