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8일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보면 ‘문재인 패싱’이 아니라 ‘디스가드’(버리기)가 아니냐”며 “(미국이) 문재인 카드를 버리는 게 아니냐는 느낌이 올 정도”라고 지적했다.
홍 대표는 이날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북핵위기 대응특별위원회 연석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리 정부를 향해 ‘거지같이 대화를 구걸하고 있다’고 해 깜짝 놀랐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역사상 동맹국인 미국 대통령이 대한민국에 대해이런 발언을 한 일이 있느냐. 한미동맹의 근간이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철회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고, 한국이 안보문제로 중국과도 척 지고 미국과도 척 지고 북한에는 아예 무시당하는 사면초가 상황에서 안보정책을 어떻게 가져갈 수 있겠나”고 말했다.
홍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일본 ‘산케이신문’의 계열사인 후지뉴스네트워크(FNN)가 전날 “미·일 정상 간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심한 말을 써가며 불만을 나타낸 모습이 취재를 통해 밝혀졌다”며 “지난달 29일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총리와의 통화에서 한국에 대해 ‘거지같다’고 통렬하게 비판했다”고 한 보도를 인용한 것이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에 대해 “우리 대사관이 이미 일본 외무성과 접촉해 (해당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는 내용을 확인했다”며 반박한 바 있다.
한편 홍 대표는 전날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이 찾아와 나눈 이야기를 공개했다. 그는 전 수석이 대통령과 각 정당 대표를 초청해 ‘5자회동’을 열자고 한 제안에 대해 “진정성이 없는 청와대 회동은 참석하지 않겠다”고 말해 거절의 뜻을 밝혔다. 이어 “사실 5자 회동은 들러리 회담에 참석해달라는 요청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앞으로도 그런 들러리 회담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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