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예진 바이오헬스부 기자) 코스피 이전 상장을 추진 중인 셀트리온이 잇달아 악재를 맞았습니다.
미국 FDA(식품의약국)으로부터 램시마 생산 공정을 개선하라는 지적을 받은 사실이 공개됐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자회사 주식 보유기준이 미달됐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24억원의 과징금까지 맞은 탓에 셀트리온의 수난시대가 시작됐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셀트리온이 FDA로부터 문제점을 지적받은 것은 지난 6월입니다. 미국 규제업무전문가협회(RAPS)에 따르면 FDA 측 조사자는 지난 5월부터 6월까지 인천 연수구 송도에 위치한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생산 공장을 실사한 뒤 개선점을 명시한 문서를 보냈습니다. 일부 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중 12가지를 제대로 충족하지 못했다는 건데요. FDA가 보낸 문서는 ‘FDA 483’이라고 불립니다.
문서 내용에는 램시마 약병 일부에서 공기가 새어 나가는 등 진공 상태에 문제가 생기거나 이물질이 검출됐다는 내용이 포함돼있습니다. 이 문제는 램시마를 직접 투여하는 유럽 의료진들이 불만을 제기한 적이 있었습니다. 문서에는 램시마의 일부 멸균 공정이 적절히 이뤄지지 않았고, 무균처리공간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에서 결점이 발견됐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FDA 측은 제조시설에서 일부 적절하지 않은 설계가 발견됐다는 내용도 지적했는데요.
그러나 제품의 품질이나 안전성에 이상이 생길만큼 치명적인 위반사항은 아니라는게 셀트리온 측의 입장입니다. 그랬다면 공장 가동 중단이나 폐쇄 명령이 내려왔을 텐데 문서로 통보했을리가 없다는 것이죠. 셀트리온은 이미 2015년에도 FDA로부터 비슷한 내용의 문서를 받은 적이 있고 개선 사항을 조치했다고 합니다. 셀트리온 측은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의 70% 정도가 FDA로부터 이런 문서를 받는다”면서 “통상적으로 자주 일어나는 일”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셀트리온은 FDA의 지적 사항에 대해 시정 조치를 마쳤다고 합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최종 출하 직전 시험 단계에서 이물질이 발견돼 셀트리온과 유럽 현지 연구소에서 조사를 진행한 적이 있다”며 “출하 전에 회수 조치가 됐고 조사도 잘 마무리됐으며 이미 해결된 사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셀트리온은 개선사항을 지난 7월 말 FDA에 보고했고 FDA는 이를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FDA가 이를 최종적으로 받아들이면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FDA가 또다시 걸고넘어진다면 셀트리온의 신뢰도에 금이 갈 수도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의약품인만큼 경미한 지적에도 대수롭지 않게 넘겨선 안된다는 것이죠.
최근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기업들이 잇달아 생산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할 대목입니다. 지난 7월 미국 글로벌제약사 밀란과 인도 바이오콘이 공동개발한 바이오시밀러는 공장 실사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생산일정에 차질이 생겼고 일본 다이이찌산쿄는 바이오시밀러사업을 포기했습니다. 생산 기술력이 바이오 시밀러의 경쟁력에서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철저한 품질 관리가 시급한 때입니다. (끝) /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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