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자율주행차 '눈'에 6500만달러 공동 투자

입력 2017-09-08 20:43  

'라이다' 개발 이노비즈와 시너지
이스라엘 국방부 연구원들 창업…센서 소형화·가격 낮추는데 주력
네이버 자율주행 3단계 수준 4단계로 가는 속도 앞당길 듯

한성숙 "IT업계 합종연횡 활발…기술 기업과 전략적 투자 확대"



[ 이승우 기자 ]
네이버가 자율주행차량의 ‘눈’으로 불리는 라이다(LiDAR) 센서 제조업체인 이스라엘의 이노비즈 테크놀로지스(이노비즈)에 투자했다. 지난 6월 인공지능(AI) 분야 세계적 연구소인 제록리서치센터유럽(현 네이버랩스 유럽)을 인수한 데 이어 해외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네이버는 이번 투자를 통해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노비즈에 전략적 투자

네이버는 글로벌 전장업체인 델파이 오토모티브, 마그나인터내셔널 등과 함께 이노비즈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고 8일 발표했다. 전체 투자금액은 6500만달러(약 728억원)로 회사별 투자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라이다는 직진성이 강한 레이저를 활용해 물체 위치와 거리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센서다. 이를 통해 획득한 3차원(3D) 데이터로 주변 수십m 반경 상황을 실시간으로 분석한다. 주변 장애물, 앞차와의 거리 등을 파악하는 자율주행의 핵심 센서로 손꼽힌다. 전파를 사용하는 레이더(Radar)보다 성능이 뛰어나지만 가격이 비싸고 크기가 큰 것은 단점이다.

이노비즈는 이스라엘 국방부 산하 기술연구소 출신들이 지난해 창업한 회사다. 자체 보유한 특허를 활용해 빛과 기상 조건 변화와 관계없이 차량 주변 환경을 인지하는 기술을 확보했다. 딥러닝 기반의 알고리즘으로 사물을 인식하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자율주행 상용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라이다 센서 소형화와 가격을 낮추는 데 주력하고 있다. 개당 수천달러 수준인 라이다 가격을 100달러까지 낮출 수 있다는 것이 이노비즈 측의 설명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라이다 제조 업체에 투자하려는 회사가 줄을 서 있다”며 “단순 자금 투자보다는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의 투자를 받는 추세”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이미지를 자동으로 분류하는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노비즈의 라이다 기술을 결합하면 인식한 정보를 더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다는 것이 네이버의 설명이다.

◆자율주행 기술 개발 ‘가속도’

이번 투자로 네이버의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한층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네이버는 미국자동차공학회가 분류하는 자율주행 기술 수준 0~5단계 중 3단계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3단계는 자율 주행이 가능하지만 돌발상황시에는 사람의 제어가 필요한 수준이다. 4단계는 운전자 개입 없이 주행이 가능한 수준으로 현재는 구글 정도만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창현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네이버랩스 대표는 지난 3월 서울모터쇼에서 “4단계까지 가려면 최소한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6월 세계적 AI 연구소인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을 인수하며 자연어 처리, 머신러닝, 컴퓨터비전 등 AI 분야 기술력과 인재를 확보했다. 지난달에는 롯데 계열 카셰어링 업체 그린카와 협력해 자체 개발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어웨이’를 선보였다. 다양한 사람이 사용하고 도심 주행이 많은 공유차량을 통해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를 모으기 위해서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자율주행의 핵심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자동차·정보기술(IT)·전자업체들의 합종연횡이 본격화하고 있다”며 “딥러닝 기반 기술을 실제 차량에 접목하는 자체 연구는 물론 다른 기업들과의 기술 협력, 전략적 투자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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