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기자의 여풍당당 (21)] 이기화 다산회계법인 대표, 여성기업인 영업·판로 개척 '내비게이션' 역할

입력 2017-09-12 17:30   수정 2017-09-13 06:06

여성경제인협회 서울지회장
공공조달 브로슈어 제작…90여 여성기업 정보 담아
창업보육조직 대폭 확대…초기 창업자·경단녀 지원
'원스톱 회계서비스' 차별화…작지만 신뢰가는 회사로



[ 김정은 기자 ]
“여성기업 제품을 써보고 싶은데 회사가 어딨는지 찾기 어려워요. 정보가 없습니다.”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서울지회장인 이기화 다산회계법인 대표는 지난해 한 공공기관장에게 이런 불만을 들었다. 모든 공공기관은 물품이나 용역을 구매할 때 전체 액수의 5% 이상, 공사 발주의 3% 이상 일감을 반드시 여성기업에 할당해야 한다. 여성기업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14년 1월부터 시행된 ‘여성기업 공공구매제’다. 하지만 현장에선 이런저런 이유로 잘 지켜지지 않는다. 고심하던 이 대표는 공공기관들이 핑계를 대지 못하도록 주요 여성기업의 정보를 한곳에 모은 책자를 얼마 전 발간했다. 여성기업뿐 아니라 공공기관의 호응도 뜨겁다.

◆여경협을 ‘CEO 플랫폼’으로

공공조달 브로슈어의 이름은 ‘여성경제인, 대한민국 경제를 꽃피우다’다. 조달청의 경쟁입찰 참가자격 등록증을 구비하고, 공공조달에 참여하는 90여 개 여성기업의 정보를 실었다. 주요 고객사와 여성기업 확인서, 경쟁입찰 참가자격 등록증 등 자격 여부도 함께 실어 신뢰도를 높였다. 이 대표는 “기업들을 가나다순, 업종별, 키워드별 등 세밀하게 분류한 것이 특징”이라며 “공공기관이 필요한 물품과 용역을 찾기 쉽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최근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 창업보육실을 기존 9실에서 15실로 확대했다. 그는 “아이디어 단계의 초기 여성창업자와 경단녀(경력단절여성) 등 새 출발하는 여성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리겠다”며 “또 기존 여성기업의 실제 사업에 도움이 되도록 바이어 상담공간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977년 출범한 여성경제인협회는 국내 최대 여성 최고경영자(CEO) 조직이다.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이 회장을 맡은 1999년 법정단체가 됐다. 회원사는 1800여 개로 70%가 제조업체다. 330여 개 회원사로 이뤄진 서울지회는 여경협 지회 중 최대 규모다. 이 대표는 협회에 1992년 가입해 오랫동안 활동해 왔다. 지난해 서울지회장에 취임했다.

그는 여경협을 친목단체보다는 여성기업에 도움을 주는 ‘CEO 플랫폼’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여성기업인이 가장 힘들어하는 판로개척과 영업분야에 집중한다. 이 대표는 “여성기업의 95%가 소상공인일 정도로 열악한 게 현실”이라며 “여성기업 육성자금을 확대하는 등 새로 출범한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제도적으로 뒷받침해 ‘여성 스타 기업’을 많이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회계업계 잔뼈 굵은 ‘큰언니’

이 대표는 광장회계법인과 선일회계법인이 2005년 합병해 새롭게 설립한 다산회계법인 대표를 맡고 있다. 계명대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경영학 석사, 서울시립대 세무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삼일회계법인 삼화회계법인 등을 거쳤으며 30여 년간 회계사라는 한 우물만 팠다. 한국공인회계사회 이사 및 감사와 한국여성공인회계사회 회장,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위원 등을 지냈다.

다산회계법인은 업계 17위다. 외국계 대형법인이 우세한 국내 회계시장에서 토종업체로서 ‘원스톱 서비스’를 고집하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이 대표는 “오랜 노하우가 있는 경력자들로 구성된 팀을 꾸리기 때문에 숙련되고 안정적인 서비스가 특징”이라며 “담당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져 ‘규모는 작지만 믿을 만하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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