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가 9배 등 이례적 기록 나와
[ 선한결 기자 ] 정부가 주택 투자 규제를 강화하자 법원 경매시장에서 토지와 상가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이달 들어 전국 토지와 업무상업시설의 낙찰가율·평균 응찰자 수가 올해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길을 끼고 있지 않은 맹지가 감정가의 9배가 넘는 가격에 팔리는 등 이례적인 기록도 나오고 있다.
12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경매에서 서울 강남구 개포동 산147의 3 맹지 35.8㎡가 낙찰가율 252%를 기록했다. 감정가 4546만6000원에 나와 1억1455만원에 팔렸다. 이 토지는 구룡마을 도시개발사업에 편입돼 있다. 내년 3월 이후로 예정된 토지 보상을 기대한 응찰자가 몰려 낙찰가가 올라갔다. 지난 7일 경북 성주의 1203㎡ 규모 땅은 응찰자 37명의 경합을 거쳐 낙찰가율 937%에 팔렸다. 신설이 예정된 무주~대구 간 고속도로 근처라 토지 보상 가능성을 염두에 둔 투자자가 여럿 응찰했다.
인근에 특별한 개발사업이 예정되지 않은 토지도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 5일 강원 평창군 용평면 노동리 산138의 5, 1322㎡ 규모 토지는 감정가 925만4000원에 나왔다가 6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낙찰가율이 648.4%에 이른다. 수목을 포함한 물건이라 일반 토지보다 가치가 높은 데다 입찰 시 농지취득자격증명이 필요하지 않아 33명이 경쟁했다.
상가 경매도 비슷한 분위기다. 7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에 있는 16㎡ 규모 상업시설은 감정가(1900만원)의 142.2%인 2702만원에 팔렸다. 11일 서울 광진구 중곡동 140의 29, 2340㎡ 규모 근린생활시설은 낙찰가율 123.8%에 매각됐다.
부동산경매 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11일 기준) 토지와 업무상업시설 낙찰가율은 각각 82.8%와 74.0%를 기록했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대표는 “토지와 업무상업시설은 ‘8·2 부동산 대책’으로 강화된 대출 규제를 비켜가 인기가 높다”며 “이자율 2%대로 낙찰가의 최고 9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어 수익형 부동산 투자자와 소액투자자가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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