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뚜기 신화' 만든 함태호 명예회장 1주기 추모식

입력 2017-09-12 20:25  

오뚜기센터·음성공장에 전신동상
베풂과 나눔, 기업가정신 기려



[ 이유정 기자 ] “나는 오뚜기를 위해 기도합니다. 우리 오뚜기는 인류 식생활 향상에 기여하는 인류에 필요한 기업이 되면 좋겠습니다. 이것이 꿈이고 목표고 바람입니다.”

12일 오뚜기 창업자인 함태호 명예회장의 추모식이 열린 서울 대치동 오뚜기센터 풍림홀. 1년 전 숙환으로 별세한 함 명예회장의 1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홀은 300여 명의 전·현직 임직원으로 가득찼다. 장남 함영준 오뚜기 회장의 추모사에 이어 고인의 추모영상과 생전 목소리가 화면에서 흘러나왔다. 함 명예회장 손녀이자 함 회장 장녀인 배우 함연지 씨의 추모노래 ‘어떻게 사랑하나(I don’t know how to love him)’가 울려퍼지자 곳곳에서 훌쩍이는 소리도 들렸다. 중앙 맨 앞자리에는 지난 1년간 그랬던 것처럼 고인의 빈 의자가 마련됐다. 한 직원은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선행을 실천했고, 일에는 엄격하지만 아버지 같고 할아버지같이 다정했던 분”으로 그를 기억했다.


고인의 선행은 사후에 알려졌다. 1992년부터 한국심장재단과 함께 심장병 어린이를 후원했다. 선천성 심장병을 앓는 어린이가 10세 이전에 수술을 받지 못하면 생명을 잃을 가능성도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후원을 시작했다. 지난 7월 기준 4518명이 이를 통해 새 생명을 찾았다. 1996년엔 사재를 출연해 오뚜기재단을 설립하고 대학생과 대학원생에게 장학금을 지원했다. 작년 11월 남몰래 사회복지법인 밀알복지재단에 300억원대 주식을 기부하기도 했다. 또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함 명예회장 별세 후 ‘착한기업’이라며 오뚜기를 응원하는 ‘갓뚜기’ 신드롬은 이 같은 조용한 선행의 결과였다.

1930년 함경남도 원산에서 태어난 그는 경기고와 홍익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1969년 오뚜기식품공업을 세웠다. 경영자로서 그는 품질 제일주의자였다. 1969년 5월 국내 최초로 카레를 생산하고, 토마토 케첩(1971년)과 마요네즈(1972년)를 처음 선보였다. 오뚜기는 카레와 케첩, 마요네즈 외에 식초, 참기름, 수프, 당면 등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국내 식품회사 가운데 1등 품목이 가장 많다.

1주기를 기념해 오뚜기센터와 충북 음성공장에는 함 명예회장의 전신 동상이 세워졌다. 앞으로 내민 오른손은 베풂과 나눔을, 뒷짐 진 왼손은 당당한 기업가 정신을 표현했다. 생전에 사용하던 모습 그대로 보존돼 있는 8층 집무실에는 직원들이 쓴 ‘명예회장님께 보내는 편지’ 수백 통이 전달됐다. 오뚜기는 함 명예회장의 나눔 정신과 경영 철학을 기리기 위해 집무실을 그대로 보존할 계획이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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