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플러스] 애널리스트가 열어 본 애플 아이폰X…평가는?

입력 2017-09-13 11:23  


애플이 아이폰 10주년 기념 모델인 '아이폰X(아이폰 텐)'을 공개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대기 수요와 신규 기능을 고려하면 아이폰X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저항은 크지 않겠지만 출시일 지연이 부담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애플은 12일(현지시간) 액정표시장치(LCD) 아이폰 8 시리즈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모델인 아이폰X 등 신제품 3종을 선보였다.

아이폰X는 아이폰 시리즈 중 처음으로 OLED 화면을 채택했다. 지문인식시스템 '터치ID'가 빠진 대신 3차원 스캔을 활용한 얼굴인식시스템 '페이스ID'도 탑재됐다. 1200만 화소 듀얼 카메라를 넣은 점도 특징이다. 가격(미국 시장 64GB 모델 기준)은 999달러로 책정됐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애플이 플렉시블 OLED 디스플레이와 3차원(3D) 센싱 카메라 등을 탑재하고 차세대 증강현실(AR) 플랫폼을 택하면서 기존 아이폰과는 차별화된 제품을 선보였다고 평가했다. 고가 전략을 택했지만 1000달러를 넘기지 않았다는 점도 판매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동주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이폰X는 역대 최고가 아이폰이지만 디자인 변화와 신기술 채택을 감안하면 가격 저항은 크게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애플이 10년만에 외형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고가 스마트폰 전략을 택한 이유는 프리미엄 영역을 공략하기 위한 것"이라며 "단순한 시장점유율(판매량) 증가보다 평균판매가격 상승으로 실질적인 매출,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방향이 주요한 전략"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아이폰X 출시 시점이 11월로 미뤄지면서 판매량이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OLED, 3D 카메라 등 핵심 부품의 조달 이슈로 인해 생산 차질이 지속되면서 경쟁제품인 삼성전자 '갤럭시노트8' 등보다 한달 반 정도 뒤늦게 나오게 된 탓이다.

애플은 아이폰X를 11월3일 미국과 호주, 중국, 일본 등 주요 시장에 1차적으로 출시한다. 통상적인 애플의 아이폰 출시인 9월 말께와 비교하면 출시 시점이 한 달 이상 지연됐다.

이에 4분기 애플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지난해 4분기(7829만대)보다 감소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동주 연구원은 "아이폰X의 정식 출시가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일부 대기 수요의 이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이폰 10주년작으로 기대가 컸던 만큼 경쟁사 제품보다 혁신적인 제품이라고 평가하기에는 아쉬움이 남는다는 평가도 나왔다.

박강호 연구원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률이 5%(전년 동기 대비) 수준으로 둔화된 가운데 삼성전자의 '갤럭시S8'과 유사한 디자인의 아이폰X는 차별성이 약화됐다"며 "높은 가격과 수요 대비 공급의 한계 등도 애플 스마트폰 판매량 감소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이 감소해도 평균판매가격의 상승으로 4분기(애플 기준 1분기) 매출 증가는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아이폰 관련 국내 부품사의 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진 만큼, 관련 추이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진단이다. 아이폰 부품주로는 3D 센싱 모듈을 납품하는 LG이노텍, OLED 소재를 납품하는 이녹스첨단소재, 경연성인쇄회로기판(RFPCB)를 납품하는 인터플렉스, 비에이치 등이 꼽힌다.

박 연구원은 "국내 부품사의 경우 기존 추정치 대비로는 4분기 실적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11월3일 출시 이후, 판매량 추이 관련 확인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이폰 X에 신규 탑재되는 부품의 국내 공급사에 주목해야 한다"며 "관련 시장의 중장기 성장성과 이익 가시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강조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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