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반포1 수주 '한판 승부'
[ 김진수 기자 ] 서울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는 오는 28일 재건축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전쟁터로 변했다. 대형 건설사인 현대건설과 GS건설이 매일 입찰 조건을 두고 일진일퇴의 공방을 벌이는 등 치열한 수주전을 펼치고 있다. 한 조합원은 “두 회사가 철천지원수처럼 상대방의 조건을 헐뜯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이 앙숙일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두 회사는 이르면 연말께 분양할 서울 일원동 개포주공8단지(공무원아파트)의 공동 시공사다. 현대건설 지분이 40%로 GS건설(33.3%), 현대엔지니어링(26.7%)보다 조금 높다. 이 단지는 기존 1500가구를 헐고 1996가구로 거듭난다. 지난달에는 두 회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롯데건설을 꺾고 서울 마포구 공덕1구역 재건축 사업을 수주했다.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선 대형 건설사 간 협력과 경쟁 관계를 넘나드는 일이 다반사다. 어느 사업지는 컨소시엄으로 참여하고 인근 다른 단지는 개별 수주전으로 맞붙기도 한다. 대림산업과 현대산업개발은 지난달 서울 서초동 신동아아파트 재건축 수주전에 당초 컨소시엄으로 참여하려 했다. 하지만 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서초구청 지적을 받아들여 개별 수주전이 벌어졌다. 최종 승자는 대림산업이었다.
지난 3월 대형 건설사들이 사활을 건 자존심 경쟁을 벌인 경기 과천주공1단지 재건축 사업 수주전에선 대우건설이 현대건설과 GS건설을 물리치고 시공사로 선정됐다. 서울 강남권인 방배5구역(시공사 현대건설) 방배13구역(GS건설) 신반포13차(롯데건설) 신반포15차(대우건설) 등에서도 치열한 수주전이 벌어진 바 있다. 또 잠원동 한신4지구, 잠실동 미성·크로바맨션 등에서 대형 건설사 간 샅바싸움이 치열하다. 한 대형 건설사 수주 담당 팀장은 “일단 시공사가 선정되기 전까지 혈투가 지속된다”면서도 “정비사업 담당 직원들은 회사가 달라도 서로 잘 아는 사이여서 인신공격 등 도를 넘지 않으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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