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요리하다', 식품사처럼… 모든 HMR에 주부 품평

입력 2017-09-13 17:56  

유통가 콘텐츠 전쟁
(6) 롯데마트 '요리하다'

30~40대 주부 타깃
채소 손질해 넣어야하는 반조리 상품 많이 선보여
맛·품질 냉장식품보다 좋아



[ 안재광 기자 ] 롯데마트는 2015년 12월 가정간편식(HMR) 자체상표(PB) ‘요리하다’를 내놨다. 이마트의 피코크, 노브랜드 등 경쟁사 PB에 맞설 ‘대항마’였다. 2~3년 늦게 시작한 탓에 시장 안착이 쉽지 않았다. 후발주자 핸디캡을 극복할 방안이 필요했다.

주 타깃층인 주부들의 눈높이를 맞추는 게 우선이었다. 20여 명의 주부 품평단을 구성했다. 평범한 30~40대 주부들이었다. 이들이 ‘오케이’ 하지 않으면 상품을 내놓지 않았다.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조차 이들을 이기지 못했다. 지난 8월 출시 직전인 면 요리 상품을 먹어본 뒤 김 대표는 “맛있다”며 출시를 승인했다. 하지만 주부 품평단의 생각은 달랐다. 출시 기준 점수인 70점을 넘지 못했고, 이 상품은 시장에 나오지 못했다. 최종 출시 직전에 주부 품평단이 걸러내는 상품이 절반을 넘는다.

식품회사가 아닌 유통기업에서 모든 제품 출시 때 소비자 품평회를 하는 곳은 롯데마트가 유일하다. 문경석 롯데마트 요리하다 상품기획자(MD)는 “품평회가 요리대회 심사처럼 엄격하게 진행된다”며 “통과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기획 단계부터 완성도를 높이려 애쓰게 된다”고 말했다.

요리를 일부 직접 해야 하는 ‘반조리 상품’을 많이 내놓은 것도 요리하다의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HMR은 데워서 바로 먹을 수 있는 냉장·냉동 식품 위주다. 요리하다는 다르다. 반조리 상품이 20% 이상이다. 채소, 고기 등을 별도로 손질해 넣어야 요리가 완성된다. 고추잡채, 깐쇼새우, 유산슬 등 지금까지 30여 개 반조리 제품을 내놨다.

“요리하는 즐거움을 느끼고, 전문가 못지않은 맛도 낼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다 조리된 HMR을 구입해 데워서만 가족들에게 줄 때 주부들이 느끼는 죄책감을 덜어주기 위한 것도 있다. 냉동·냉장 상태가 아닌 싱싱한 채소가 들어가면 음식의 맛도 더 좋아진다.

요리하다는 롯데마트뿐 아니라 롯데 계열사들 협업을 통해 개발되고 유통된다. 요리하다 판매순위 1위 ‘롯데호텔 김치’(사진)가 대표적이다. 롯데호텔 총주방장의 레시피와 김치 담그기 명인의 노하우를 합쳐 만들었다.

이 김치 상품은 작년 7월 처음 나온 뒤 현재까지 15억원어치 팔렸다. 롯데마트뿐 아니라 롯데백화점, 롯데슈퍼, 롯데홈쇼핑 등으로 판매처를 확장했다. 포장을 작게 해 편의점 세븐일레븐에도 넣을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현재 100여 개인 상품 수를 연말까지 200개로 늘릴 계획이다. 작년에 75억원을 기록한 요리하다 매출은 올해 두 배인 150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엔 600억원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HMR뿐 아니라 그릇, 수저 등으로 제품을 확장할 계획도 갖고 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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