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화장품주가 14일 반등에 나섰다. 최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 문제로 연일 하락하면서 가격 매력이 부각된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의 사드 배치 관련 보복이 장기화될 수 있는 만큼 단기 매매(트레이딩)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날 오후 2시33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LG생활건강은 전날보다 1만7000원(1.92%) 오른 90만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맥쿼리증권, 메릴린치증권 등 외국계 증권사 창구를 통해 매수세가 유입되며 사흘 만에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화장품주 시총 1위 종목인 아모레퍼시픽(0.19%)도 사흘 만에 반등하고 있다. 토니모리(3.18%), 잇츠한불(1.59%) 등 로드숍 브랜드 업체들도 오름세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인 코스맥스(4.74%)와 한국콜마(1.45%)도 강세를 타고 있다.
화장품 업계 쌍두마차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최근 사드 보복에 따른 실적 둔화 우려로 한달간(13일 종가 기준) 각각 9.11%, 7.85%씩 하락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화장품주 투자 시 과거 중국이 타국에 경제보복을 펼친 사례에 비춰 향후 한국의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당부했다. 가격 매력이 발생한 만큼 단기 매매를 고려할 수 있겠지만 본격적인 상승을 기대하기는 힘든 구간이라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박현진 동부증권 연구원은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상태가 됐고, 중국 정부의 외교적 입지 강화와 자국 산업 보호 의도가 내포돼 있기 때문에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올 3월 한국 단체 관광이 통제되면서 한국 화장품 기업들의 내수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심할 경우 반토막 수준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사드 보복에 따른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화장품 기업 면세점 부문의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케이프투자증권에 따르면 올 상반기 화장품 매출 내 면세점 비중은 아모레퍼시픽이 40.0%, LG생활건강은 29.7%에 달한다.
그동안 화장품 기업의 성장세를 책임지던 면세점 부문의 타격으로 단기간에 실적 성장세를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최근 '설화수' 등이 브랜드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중국인 불법 보따리상인 '따이공(代工)'에 대한 수량 제한 조치를 강화한 점도 실적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강수민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화장품 브랜드들은 이번 달 초부터 면세점 판매 수량 제한을 강화했고, 올 3분기 면세점 실적은 2분기 대비 개선될 수 있는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적어도 연말까지는 화장품의 면세 부문에 대한 기대를 내려놓는 것이 타당하다"고 당부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국내 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각각 1조3270억원, 131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5.28%, 영업이익의 경우 21.61% 감소한 수치다.
LG생활건강의 경우 생활용품과 음료 사업의 보완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선방할 것이란 관측이다.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27%, 0.66% 늘어난 1조5833억원, 2458억원을 기록했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화장품 기업의 내년 실적 전망 컨센서스가 중국인 관광객과 따이공 활동의 회복을 전제로 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해소 없이 화장품주 전반의 의미있는 주가 반등은 어려울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박현진 연구원은 "중국인 관광객 회복은 빨라도 내년 상반기 말이 돼야 징후가 나타날 것"이라며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G, LG생활건강 등 대형사의 경우 트레이딩(단기 매매) 전략을 권하고, ODM사 선호 관점을 유지한다"고 조언했다. 중소형 브랜드사들은 따이공 채널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 보수적인 관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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