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버는 기계처럼 살기 싫다"
독서·영화감상 넘어 취미 다양해져
[ 김보라 기자 ] 태권도를 배우는 두 아이 엄마, 퇴근 후 미술학원에 가는 직장인, 딸과 함께 바이올린을 배우는 아빠….
더 이상 낯선 광경이 아니다.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것을 배워 보자’는 성인들이 늘면서 주말과 저녁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쳇바퀴 돌 듯 사는 직장인, 아이를 위해 나를 버리고 육아에 전념해온 주부 등이 삶의 활력소를 찾아 나서고 있다. 독서, 영화 보기 정도에 그쳤던 성인들의 취미 생활은 뮤지컬, 춤, 발레, 미술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 일부 직장인은 단순한 취미생활을 넘어 학창시절에 못 이룬 꿈을 뒤늦게나마 이루기 위해 학원으로 달려가고 있다.
두 딸을 둔 35세 주부 박현이 씨는 아이들이 다니는 음악학원에서 바이올린 수업을 듣고 있다. 두 아이가 악기를 배우는 것을 보면서 자신이 어릴 때 그만둔 바이올린이 계속 생각나 등록을 해버렸다. 박씨는 “나중에 딸들과 함께 합주를 하고 싶은 생각도 있고, 평생 취미로 삼을 수 있을 것 같아 시작했다”고 말했다. 태권도를 배우는 엄마들도 있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주부 한모씨는 “아들을 태권도 학원에 보내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겼다”며 “다이어트 효과도 있고 호신술을 배워두면 좋을 것 같아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발레와 피겨스케이팅 강습장도 성인들로 붐빈다. 홍대앞, 강남역, 광화문 일대에는 성인용 취미미술 학원과 성인 발레학원이 급격히 늘었다. 프랜차이즈 형태의 학원까지 등장했다. 목동 아이스링크는 주말 성인반을 따로 구성했다. 목동 아이스링크 관계자는 “주말에 아이들 데리고 강습을 따라온 부모와 어릴 때 잠깐 배우다 그만둔 직장인들이 레슨 문의를 많이 해 강습 프로그램을 따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잡코리아가 직장인 115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7.8%가 “현재 즐겨하는 취미생활이 있다”고 답했다. 취미 여부가 일상의 만족감에 영향을 미친다는 설문결과도 나왔다. ‘내가 돈 버는 기계처럼 느껴진 적이 있냐’는 질문에 직장인 53%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 설문에 대한 응답은 취미 유무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취미가 없다’고 답한 응답군의 65%는 “내가 돈 버는 기계처럼 느껴진 적이 있다”고 답했다. 반면 ‘취미가 있다’는 응답군은 44.3%로 가장 낮은 응답을 기록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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