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도발 징후에 대응사격 지시
"북한 도발 땐 조기 분쇄…이런 상황서 대화 불가능
EMP 공격 등 대비태세 지시"
[ 김채연/이미아/조미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북한이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도발을 감행한 직후 “이런 상황에서는 대화도 불가능하다”며 북한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소집하고 “북한이 우리와 동맹국을 향해 도발해올 경우 조기에 분쇄하고 재기 불능으로 만들 수 있는 힘이 있다”며 “북한이 진정한 대화의 길로 나올 수밖에 없도록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이 한층 더 옥죄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최근 북한이 주장한 전자기펄스(EMP) 공격과 생화학 위협 등 새로운 유형의 위협에 대해서도 면밀히 분석하고 대비태세를 갖추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이 북한 EMP탄 공격 등을 거론한 것과 관련, 청와대는 “핵에 집중하는 동안 북한이 다양한 위협체계를 가질 수 있으니 대비하라는 것으로 원론적인 수준에서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 징후를 사전 보고받고 즉각 무력 대응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군당국은 전날 오전 6시45분께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징후가 포착됨에 따라 사전 대응 태세를 갖췄다. 보고를 받은 문 대통령은 북한이 도발을 감행한 즉시 현무-2 미사일을 발사할 것을 사전 재가했고, 이날 오전 6시58분 북한의 미사일 발사 6분 만인 오전 7시4분에 현무-2A 무력시위 대응이 이뤄졌다.
발사된 현무-2A 두 발 중 한 발은 정상적으로 250여㎞를 날아갔지만, 나머지 한 발은 수초 만에 바다에 추락했다. 군당국은 북한의 도발에 대응사격을 했지만 사실상 실패하면서 당혹스러운 입장이다. 현무-2A가 실전 배치된 뒤 수차례 사격이 있었지만 이번처럼 발사 수초 만에 추락한 사례는 처음이라고 군당국은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사격 지점 인근의 피해는 없다”며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무-2A는 우리 군 킬체인(kill chain)의 핵심 전력인 만큼 군 대응체계에 허점이 노출됐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은 전화통화에서 “미사일 불발은 아주 가끔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군에서 검증을 철저히 하는 게 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채연/이미아/조미현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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