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영국과 한국의 번창하는 경제 관계

입력 2017-09-17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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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헤이 < 주한 영국대사 enquiry.seoul@fco.gov.uk >


영국과 한국의 관계는 광범위하고 깊다. 가장 활기찬 분야는 무역과 상업이 아닐까 싶다. 양국의 무역 및 투자 규모는 연간 약 150억달러 규모다. 한국에서 영국의 비즈니스가 잘 진행되고 있으며, 영국에서도 한국 상품이 나날이 부각되고 있다.

이번주 엘리자베스 트러스 영국 재무부 부장관이 한국에 온다. 영국에선 재무부 부장관을 영어로 ‘Chief Secretary of the Treasury’라고 하는데, 여기서 ‘Secretary’란 노트에 받아쓰고 타이핑하는 사람이 아니라 ‘비밀을 잘 지키는 사람’을 뜻한다. 트러스 부장관은 서울 용강중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을 방문하는 것을 비롯해 한국에서 영국이 배울 수 있는 좋은 사례를 직접 살펴볼 예정이다.

트러스 부장관은 양국 무역관계를 증진하기 위해서도 노력하게 된다. 한국과 영국은 지구에서 가장 비즈니스 친화적이고 자유무역을 지지하는 국가들이다.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할 때 한·EU 자유무역협정(FTA)과 같은 협약에서도 탈퇴하게 된다. 영국과 한국 정부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이후에도 양국 간 관세 자유무역을 유지하고 심지어 더 확대하기를 원한다. 이를 위해 양국 장관들은 지난해 12월 런던회의에서 특별 무역실무그룹을 세우기로 합의했다. 무역실무그룹 미팅은 지난 2월 서울에서 한 차례 열렸으며, 이번 가을 후속 미팅이 예정돼 있다.

브렉시트 이후 한·영 무역이 더욱 발전할 좋은 기회가 많다. 한국과 영국 정부는 원칙적으로 현재의 자유무역 협약이 어떻게 유지될 것인지에 대한 합의만 이뤄지면, 그것을 토대로 양국 간 자유무역 범위를 더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하기로 동의했다. 한편으로는 한국과 같은 시장에 영국 비즈니스 수출을 돕기 위해 수출 지원금을 현재 25억파운드에서 50억파운드로 두 배로 늘리기로 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환율 문제를 피하기 위해 처음으로 이 지원금이 원화로 제공된다.

지난 한 해 동안 영국 무역장관과 재무장관이 세 번이나 한국을 찾았다. 이번 재무부 부장관의 방한과 마찬가지로 이런 방문은 영국이 한국과의 무역 및 경제 관계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산업화되고 인구 밀도가 높은 양국은 비슷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서 엄청난 기회를 맞고 있기도 하다. 양국은 서로에게서 배울 점이 많으며, 함께 비즈니스 협력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 또한 많다.

찰스 헤이 < 주한 영국대사 enquiry.seoul@fco.gov.u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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