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주공5 50층 허용이 도화선
강남 일대 재건축도 밀어올려
풍부한 유동성이 상승 원인
[ 선한결 기자 ]
‘8·2 부동산 대책’ 이후 하락세를 보이던 서울 아파트 가격이 6주 만에 반등한 가운데 송파구 잠실 일대 아파트 시장의 상승세가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다. 호가가 연일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8·2 대책 이전 최고 시세를 넘어선 거래까지 등장했다. 잠실의 상승세는 인접한 강남 재건축 가격까지 밀어올리고 있다. 부동산업계는 이 같은 상승세가 추석 연휴를 넘어 계속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잠실 아파트값 8·2 대책 전 가격 돌파
분위기를 주도하는 것은 잠실주공5단지다. 1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의 전용면적 76㎡ 물건이 16억원에 거래됐다. 집값이 한창 오르던 7월 전고점인 15억7000만원(실거래가 기준)보다 3000만원 더 오른 가격이다. 이달 6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가 잠실역 사거리에 짓는 주상복합 아파트 3개 동에 최고 50층 높이 재건축을 허용한 것이 가격 상승의 도화선이 됐다.
8·2 대책 직후 14억원까지 가격이 떨어졌던 이 아파트 호가는 16억8000만원까지 형성되고 있다. 잠실동의 A공인중개업소 대표는 “8·2 대책 직후 뚝 끊겼던 거래가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아파트도 덩달아 가격이 올랐다. 잠실동 ‘레이크팰리스’ 전용 59㎡는 지난주 10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실거래가 기준 최고 시세였던 7월보다 2000만원 높은 가격이다. 비슷한 시기 84㎡도 7월 전고점에서 2000만원 비싼 12억7000만원에 손바뀜이 이뤄졌다. 잠실주공5단지 인근 ‘잠실 엘스’는 전용 84㎡가 최근 14억원에 거래되며 8·2 대책 이전 전고점을 회복했다. ‘리센츠’ 전용 84㎡도 지난주 14억2000만원에 거래되면서 8·2 대책 이전 시세를 회복했다.
‘트리지움’은 전용 59㎡가 지난주 11억3000만원에 손바뀜이 이뤄지면서 신고점을 기록했다. 전용 84㎡도 최근 기존 고점(13억원)에서 5000만원 오른 13억5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가격 상승세가 뚜렷해지면서 이 단지 주인들은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 남은 매물도 지난달보다 호가가 2000만~5000만원씩 올랐다. 신천동의 C공인 관계자는 “시세를 낮춘 일부 급매물은 8·2 대책 직후인 지난달 대부분 거래가 끝났고 현재 남은 매물은 소유주들이 가격을 낮출 의향이 없어 가격 하락 가능성은 없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 같은 움직임을 반영하듯 14일 한국감정원의 아파트값 주간 동향 통계에 따르면 이달 11일 기준 송파구 평균 아파트값 상승세는 0.09%로 구로구(0.10%)에 이어 서울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
강남권도 들썩…“상승세 지속”
잠실주공5단지의 초고층 재건축 허용 소식이 전해지면서 강남 일대 재건축 단지들도 들썩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고층 재건축이 허용되지 않는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오름세다.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이 아파트 전용 76㎡는 이달 초까지만 해도 12억3000만~12억5000만원에 팔렸으나 최근 13억원까지 거래됐다.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와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도 최근 매물이 회수되면서 호가가 2000만~3000만원가량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장기간 저금리가 계속되면서 생긴 과잉 유동성을 집값 상승세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리서치센터장은 “시중 유동자금이 워낙 풍부하다 보니 규제 강도에 비해 가격 조정폭이 미미하다”며 “예금 금리는 낮고, 주식시장도 불안정한 상태라 향후에도 부동산 시장에선 큰 폭의 하락세를 찾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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