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사일부터 NASA 우주복까지 '복합소재'가 주인공

입력 2017-09-17 19:33  

성질 다른 두 재료 장점 결합

자동차·항공기 경량화 이끄는 탄소 복합소재가 대표적



[ 박근태 기자 ] 북한이 지난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했다고 공개했다. 북한의 관영매체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국가과학원 산하 화학재료연구소를 방문했다며 로켓 탄두가 대기권으로 재진입할 때 생기는 충격과 열로부터 탄두를 보호하고 로켓 엔진의 분출구에 쓰이는 소재를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탄두 앞부분에는 ‘3D 탄소’를, 로켓 분출구에는 ‘탄소·탄화규소 복합재료’를 사용했다며 구체적 이름까지 공개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복합소재’ 기술이 상당한 수준에 올라섰다고 보고 있다.

복합소재란 말 그대로 두 가지 물질 이상을 섞어 만든 소재다. 서로 성질이 다른 소재를 섞어 각각의 장점만 나타나게 했다. 복합소재는 우리 선조들도 사용했다. 황토에 지푸라기를 섞어 더 단단하고 견고하게 만든 황토집이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 들어 복합소재는 우주선, 항공기, 자동차, 반도체, 의료 등으로 활용 범위를 넓히며 각광받고 있다.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은 항공기와 차량 경량화를 이끄는 대표 주자로 손꼽힌다. 탄소섬유로 만든 CFRP는 무게가 강철의 4분의 1에 머물면서 강도는 10배나 된다. 항공사들은 항공기 연료 효율을 높일 가벼운 소재를 찾고 있다. 미국 보잉사가 개발 중인 차세대 항공기인 B787은 전체 무게가 101t인데 이 중 복합재료가 50.5t(53%)을 차지한다. 이전 모델인 B777에 들어간 복합소재 비율이 12%인 것과 비교된다. 복합소재를 쓰면 연료 효율이 20%나 올라간다. 인천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까지 비행할 때 사용되는 연료만으로 그보다 먼 텍사스주 휴스턴까지 갈 수 있다. 자동차 회사들도 탄소복합소재를 도입하고 있다. 독일 자동차회사 BMW를 비롯해 현대자동차도 차체에 탄소복합소재를 쓰고 있다.

전문가들은 CFRP 가격을 낮추고 사용을 확대하려면 대부분 버려지는 CFRP를 재활용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고문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탄소융합소재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연구진은 물을 반응 용매로 써서 탄소섬유 회수율을 95%로 끌어올린 재활용 기술을 개발했다.

탄소나노튜브 산업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1991년 NEC 부설 연구소의 이지마 스미오 연구원이 처음 발견한 탄소나노튜브는 배터리 전극, 정전기 방지 소재로 활용되지만 생산량이 많지 않았다. 야노연구소에 따르면 고무 복합재료와 섞이면서 내년에 처음 전 세계 생산량이 1000t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붕소(B)와 질소(N) 원자가 육각형 벌집 모양을 이룬 ‘화이트 그래핀’ 복합소재 기술도 주목받고 있다. 붕소는 방사선 중 투과력이 가장 센 중성자선을 막아주기 때문에 우주나 원전에서 방사선을 막는 재료로 활용할 수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딱딱하고 무거워 장기간 입고 활동하기 어려운 기존 우주복을 대체할 기술을 찾고 있다. KIST는 2014년 NASA와 함께 소재 개발에 나서 방사선 차폐 효과가 뛰어난 보론나이트라이드(BN·붕소와 질소 결합물) 나노튜브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상현 KIST 양자응용복합소재연구센터장은 “BN 소재를 사용하면 옷처럼 가볍고 유연하면서도 다양한 방사선을 막는 우주복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완주=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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