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유럽서 총 4종 판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이어 항암제 시장까지 진출
[ 전예진 기자 ]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이르면 연내 허셉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유럽 시장에 최초로 출시한다. 경쟁사보다 먼저 판매 허가를 받는 ‘퍼스트 무버’(시장개척자) 전략으로 경쟁 우위를 점하는 계획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유럽에만 블록버스터 의약품 4종을 투입, 세계 최다 바이오시밀러회사로서 입지를 굳히게 됐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15일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 온트루잔트(프로젝트명 SB3)가 유럽의약품청(EMA)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로부터 ‘긍정 의견’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9월 판매 허가를 신청한 지 1년 만이다. 긍정 의견을 받으면 2~3개월 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검토를 거쳐 최종 판매 허가를 받게 된다.
허셉틴(성분명 트라스투주맙)은 글로벌 제약사 제넨텍이 개발하고 스위스 로슈가 판매하는 항암 항체치료제로 초기 유방암, 전이성 유방암과 전이성 위암 등에 쓰인다. 지난해 연간 약 7조8000억원어치가 팔리면서 세계 의약품 매출 8위에 오른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유럽에서는 2014년 7월 특허가 만료됐고 미국에서는 2019년 6월 끝난다. 이 때문에 유럽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바이오시밀러 제조사 간 경쟁이 치열했다.
유럽에서는 미국 밀란과 인도 바이오콘이 공동 개발한 제품이 작년 8월 판매 허가를 신청해 가장 먼저 판매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지난 8월 인도 생산공장에서 문제가 발견돼 허가 신청을 철회하면서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경쟁 구도가 됐다. 셀트리온 허쥬마는 2014년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지만 유럽 허가 신청은 삼성바이오에피스보다 한 달 늦었다.
온트루잔트가 최종 허가를 받으면 경쟁 제품인 허쥬마를 제치고 유럽 최초의 허셉틴 바이오시밀러가 된다. 시장 선점이 중요한 바이오시밀러업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레미케이드(성분명 인플릭시맙) 시장에서 셀트리온에 ‘최초’ 타이틀을 빼앗긴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허셉틴 시장에서 설욕전에 나설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플릭사비는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셀트리온 램시마에 밀려 고전 중이다. 램시마가 처방 데이터를 축적하면서 시장을 장악한 뒤 출시된 탓이다. 이에 비해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엔브렐의 첫 바이오시밀러로 개발한 베네팔리(성분명 에타너셉트)는 올 상반기 유럽에서만 약 1억5400만달러(약 17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선전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내년부터 블록버스터 바이오시밀러 4종으로 유럽 공략에 나선다. 지난 8월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임랄디(성분명 아달리무맙)가 유럽에서 판매 승인을 받으면서 제약바이오업계 최초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3종(베네팔리, 플릭사비, 임랄디)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온트루잔트로 항암제 바이오시밀러 시장까지 영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온트루잔트가 CHMP의 긍정 의견을 받은 것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뿐만 아니라 항암 항체치료제 분야에서도 연구개발(R&D) 역량을 인정받았다는 것”이라며 “고품질 바이오시밀러를 통해 암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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