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에서 2000원권 지폐로 계산을?

입력 2017-09-18 18:00   수정 2017-09-19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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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경제부 기자) 2000원권 지폐를 아십니까. 한국은행이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회를 위해 발행한 2000원권 기념 지폐가 소비자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기념 지폐 예약 접수를 받고 있는 일부 시중은행에선 이미 매진됐고, 판매대행 풍산화동양행 인터넷 사이트는 18일 하루 종일 불통이었습니다. 접속자 폭주를 감당하지 못해서죠.

한은이 발행하기로 한 기념 지폐는 총 230만장입니다. 지난 11일부터 예약 접수를 시작했습니다. 오는 11월 17일 발행됩니다. 이번 기념 지폐인 2000원권의 크기는 140㎜×75㎜입니다. 가로는 짧고 세로는 긴 편입니다. 앞면에는 스피드 스케이팅 등 동계올림픽 7개 종목 도안이, 뒷면에는 단원 김홍도의 송하맹호도를 소재로 한 호랑이와 소나무 형상이 담겨 있습니다.

2000원권 1장 낱장형(92만장), 2장 연결형(42만장, 21만세트), 24장 전지형(96만장, 4만세트) 등 3종류가 판매됩니다. 가격은 낱장 8000원, 2장 연결형 1만5000원, 24장 전지형 16만8000원입니다. 장당 판매가가 액면가의 3.5~4배 수준인 7000~8000원이라는 계산이 가능합니다. 판매가가 액면가보다 높은 이유는 대개 기념 지폐가 특정 행사의 홍보와 운영 경비 등 재원 마련을 목적으로 발행되는 경우가 많아서랍니다. 시장 상황과 수요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돼 가격이 결정됩니다.

이번에 발행되는 기념 지폐는 법정화폐로 일반지폐처럼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기념 지폐로 물건을 결제하는 일은 드물 겁니다. 2000원짜리를 구입하는데 8000원을 지급하는 셈이니깐요.

사실 이번 기념 지폐는 흥행에 실패할 것이란 예상이 많았습니다. 과거 10만장 안팎이었던 기념 주화에 비해 발행량이 많은데다 재료도 금이나 은 등이 아니라 일반 지폐와 같은 면 소재여서 수요가 적을 것이란 판단에서였죠. 뚜껑을 열자 반응은 달랐습니다. 일단 한은의 기념 지폐 발행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한은은 서울올림픽 등 대형 행사 때 기념 주화를 발행한 적은 있지만 기념 지폐 발행은 처음이거든요. 그만큼 희소성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재테크 측면에서도 관심을 끌었습니다. 1970년 한은이 처음 발행한 기념 주화는 수집가를 대상으로 소량만 발행됐습니다. 당시 발행가가 6만5000원이었는데 지금은 약 3500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답니다.

이처럼 예약이 몰리고 인기가 치솟자 한은과 시중은행 등에는 추가 발행 문의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한은은 추가 발행 계획이 없다고 못 박고 있습니다. 수요가 많다고 추가 발행한 사례가 없을 뿐만 아니라 한은의 신뢰도에도 그리 좋지 않다는 이유에섭니다. (끝) /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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