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예진 바이오헬스부 기자) 다국적 제약사들의 사회공헌활동이 달리지고 있습니다. 다국적 제약사들은 비싼 약을 한국에 팔아 남긴 수익을 본사로 송금한다는 이유로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 왔는데요. 그래서 이익의 일부를 국내에 환원해야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습니다.
다국적 제약사들은 이런 사회적인 분위기와 회사 이미지를 고려해 봉사활동, 기부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에 따르면 27개 다국적 제약사의 작년 기부금 포함 사회공헌활동 금액은 247억원으로 매출 대비 0.47%로 집계됐는데요. 회사 한 곳당 평균 9억원 정도입니다. 다국적 제약사들은 매출 대비 사회공헌금액의 비중이 국내사들보다 적지 않다고 항변합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실시한 조사에서 국내 주요기업 255개사의 사회공헌활동 지출액이 전체 매출의 0.19%에 불과했기 때문입니다. 국내사와 비교하면 다국적 제약사들은 매출에 비해 두배 이상 사회공헌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렇게 주장해봐도 여전히 다국적 제약사를 향한 비판이 이어지자 묘수를 내놨습니다. 색다른 사회공헌 활동으로 생색을 내자는 겁니다. 그동안 김치담그기, 연탄나르기 등 식상한 봉사활동에서 벗어나야한다는 자성도 나왔습니다.
한국MSD는 지난 15일 소년소녀가장, 장애인, 독거노인, 다문화가정, 저소득층 및 사회적 취약계층에게 데스크톱과 노트북 670여대를 기부했는데요. 지난 8월 사옥을 이전하면서 데스크톱, 모니터, 노트북, 태블릿 PC 등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나온 IT기기들이라고 합니다. 이 기기들을 수리하고 부품을 교체해서 전달한 겁니다. 한국MSD는 올해 안에 700여 대의 노트북을 추가로 기부한다고 하는데요. 기존 기기를 수거, 폐기하는 비용도 절감하고 쓸만한 IT기기를 재활용할 수 있으니 1석2조입니다. 아비 벤쇼산 한국MSD 대표는 “이번 기부를 통해 정보화로부터 소외된 취약계층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한국MSD는 앞으로도 이웃과 지역사회 나눔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한국MSD 외에 모바일앱을 통한 사회공헌 캠페인을 벌이는 제약사도 있습니다. 한국릴리는 ‘당뇨길잡이’ 애플리케이션을 운영 중인데요. 당뇨병 환자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쉽게 본인의 상태를 체크하고, 환자가 기록한 데이터를 진료에 활용해 당뇨병을 관리할 수 있습니다. 당뇨병 환자에게 중요한 요소인 혈당, 인슐린주사, 식사, 운동관리 항목에 대해 환자 스스로 당뇨병 자가관리현황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한국다케다제약은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 만드는 모바일 화장실 지도 모바일 앱 ‘TTOK’을 만들었습니다. 궤양성 대장염이나 크론병 등 만성 염증성 장질환자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겁니다. 이들은 갑작스레 화장실을 찾아야하는 일이 많아서 외출을 꺼리기도 하는데요. 앱으로 화장실 위치를 알려줘서 걱정 없이 외출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의도에서 시작된 겁니다. 이 회사는 크론병 치료제를 판매하고 있는데요. 주요 고객인 크론병 환자들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아이디어가 돋보입니다. (끝) /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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