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서 국산과일 사라지나…수입과일 판매 '껑충'

입력 2017-09-19 15:13  


지난 주말 서울의 한 대형마트를 방문한 주부 김용실 씨(47·은평구)는 과일코너에서 국산 제철과일 대신 수입 바나나를 골라 담았다. 국산과일 값은 너무 오른 반면 수입과일은 품목도 다양한 데다 저렴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씨처럼 사과, 배 등 국산과일 값이 가파르게 오르며 상대적으로 수입과일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19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과일 수입액은 2000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지난해에는 17억1000만달러로 2000년 이후 연평균 10.4%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지난해 기준 전체 과일 수입량은 106만4000t로 2000년 46만t에 비해 2배가 넘게 늘었다.

또 지난 봄부터 이어진 가뭄에 국내산 과일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고급 과일로 분류됐던 수입 과일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져 매출이 크게 뛰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과일 판매액 상위 5개(바나나, 체리, 오렌지, 키위, 청포도)의 매출 증가율은 평균 27.22%로 1.72%에 그친 국산과일(딸기, 수박, 감귤, 사과, 포도)보다 15배 높았다.

지난해 34.4%였던 수입과일 매출 비중도 올 들어 현재까지 35.0%로 매년 증가세다.

품목이 다양하다는 점도 수입과일을 찾는 이유다.

실제 2010년 이전만 해도 수입량이 미미했던 아보카도는 최근 TV프로그램 등에서 영양가와 활용도가 높은 과일이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매출이 크게 뛰고 있다.

관세청 아보카도의 수입 통관량을 살펴보면 2010년 457t에 그쳤던 수입량은 지난해 2915t으로 6배 뛰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1.7배 늘어난 4906t가 수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마트가 운영하는 창고형 할인점인 롯데 빅마켓에서도 올해 아보카도 매출 증가율은 수입과일 중 가장 높은 36.1%를 기록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수입과일에 점점 더 많이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소비량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국산과일은 거꾸로 가격이 치솟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8월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8.3%나 뛰었다. 그중에서도 신선채소와 과일은 22.8% 급등했다.

이날 가락시장 경락가에 따르면 사과(부사·특품) 가격은 10kg에 3만2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2만원) 60%나 뛰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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