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환경 열악한 지방 공대
미국·일본 지방 주립·공립대
기숙사에 3D프린터 등 보유
[ 박동휘 기자 ] “지방대 기숙사에 한 번 가 보세요. 그 좁은 방에 철제 이층침대를 놓고, 천장엔 배관이 다 드러나 있어요. 공대 화장실엔 좌변기도 없어요. 4차 산업혁명은 무슨….” 지방에 있는 어느 공대 교수의 하소연이다.
서울대의 ‘잘나가는’ 교수팀에 속한 대학원생들은 오전 10시께 출근해 오후 6시면 칼퇴근한다. 사비는 일절 쓸 일이 없다. 학교에서 내준 연구비 카드로 모든 비용을 해결한다. 이 팀은 옆 연구실에 있는 것과 똑같은 수천만원짜리 기계를 들여놓을 계획이다. 갈수록 심화하는 대학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미국 일본 유럽 등 4차 산업혁명 경쟁에서 앞서 있다고 평가받고 있는 국가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우수한 지방 대학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NCSU) 같은 미국의 주립대들은 기숙사에 3D 프린터 몇 대쯤은 갖춰놓고 있다. 일본만 해도 교토대 나고야대 등 제국대학으로 알려진 지역 국공립대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쏟아진다.
국내 현실은 지방 몰락이라는 점에서 훨씬 열악하다. 지방의 한 국립대 교수는 “4년마다 총장을 뽑는다고 학교 전체가 몸살을 앓고, 교수들은 어떻게든 정부 돈을 따내려고 계획서 쓰느라 시간을 허비한다”고 말했다. 한국교통대의 한 교수는 “대학 평가에서 점수가 낮은 대학은 대학원 정원에 제약을 받는다”며 “대학원생 숫자가 교수 1인당 0.5명 정도니 연구를 하려고 해도 할 수 없는 지경”이라고 호소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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