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사처럼 아예 종업원을 두지 않는 레스토랑은 드물지만, 주문과 결제 작업을 태블릿에 맡기는 사례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태블릿 주문·결제 시스템을 공급하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인 지오스크(4500곳)와 엘라카르테(1800곳)의 미국 내 회원 레스토랑만 합해도 6000곳이 넘는다. 아웃백 스테이크 하우스, TGI프라이데이스와 같은 대형 패밀리 레스토랑들이 ‘무인 주문’ 대열에 합류하면서 태블릿으로 음식을 시키는 것을 자연스럽게 여기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는 설명이다.
미국 식당들이 태블릿 주문에 열광하는 것은 인건비 때문이다. 미국의 최저임금은 시간당 10달러50센트(캘리포니아주 기준) 안팎이며 매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 시스템이 피크타임을 기준으로 한 테이블 회전율을 30%가량 높인다고 주장한다. 주문과 결제에 소요되는 시간이 짧아지면 손님들이 자리에서 빨리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태블릿 주문·결제 시스템을 공급하는 업체 몸값은 이미 ‘금값’이다. 업계 2위인 엘라카르테가 유치한 투자금이 6850만달러(약 7500억원)에 이른다. 인텔캐피털 등 대형 벤처캐피털들이 펀딩 때마다 꾸준히 뭉칫돈을 넣은 결과다. 모바일 간편 결제 업체들도 이 시장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 지오스크는 애플 페이, 엘라카르테는 삼성 페이와 제휴를 맺고 있다. 신용카드가 없어도 간편 결제를 활용해 음식값을 계산할 수 있다.
현지 전문가들은 태블릿 주문·결제를 ‘식당 정보기술(IT) 혁명’의 예고편이라고 설명한다. 연간 8000억달러(약 900조원)에 달할 만큼 시장 규모가 크지만 90% 이상이 종업원 50인 미만일 정도로 영세하다는 이유에서다. IT 시스템을 통해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여지가 많다는 논리다.
실리콘밸리=송형석 특파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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