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 부동산PF 대출 부실위험 커 주의해야"
[ 이태명 기자 ] P2P(개인 간) 대출업체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비중을 급격히 늘리고 있다. 전체 P2P 대출액의 4분의 1이 넘는 4500여억원이 부동산PF에 몰렸다. 이런 가운데 일부 P2P업체들이 최고 연 20%의 수익률을 보장하는 등 과열 양상이 빚어지자 금융당국이 투자주의보를 발령했다.
금융위원회는 21일 “부동산PF에 투자하는 P2P대출의 부실 위험이 커지고 있는 만큼 리스크 요인을 꼼꼼히 따져 투자해야 한다”고 주의를 촉구했다.
지난달 말 기준 P2P금융협회 소속 54개 회원사의 누적 대출액은 1조3300억원이다. 이를 포함한 전체 P2P업체의 누적 대출액은 1조7000억원으로 추정됐다. 금융위는 이 가운데 4470억원가량이 부동산PF 투자자금이라고 설명했다. 전체 P2P대출액의 26%가 넘는 규모다.
하지만 부동산PF 대출은 부실 위험이 크다는 게 금융위의 설명이다. 부동산PF 대출에 주력하는 몇몇 P2P업체가 저축은행업계의 PF대출 금리(연 8~12%)를 크게 웃도는 연 15~20% 수익률을 제시하면서 투자자를 끌어모으지만, 부실률이 높아 투자위험이 크다는 얘기다.
P사는 연 20%의 수익률을 약속하면서 개인들로부터 투자금을 끌어모았으나 부실비율이 10%를 웃돌았다.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을 건축업자에게 오피스텔, 빌라 등의 공사대금으로 빌려줬는데, 분양이 제대로 되지 않아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해서다. 이 업체는 P2P금융협회가 투자자 보호 미흡을 이유로 징계하려 하자 최근 협회를 자진 탈퇴했다.
하주식 금융위 서민금융과장은 “부동산PF 대출 비중이 절반 이상인 14개 P2P업체의 평균 부실률은 1.69%로 개인 신용대출을 주로 하는 업체 부실률(0.46%)보다 세 배 이상 높다”고 지적했다. 또 “부동산PF 투자로 연 15∼20% 수익률을 보장하겠다는 P2P대출 상품은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서 자금조달이 어려운 고위험 사업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부동산PF에 대출하는 P2P업체에 투자할 때 대출금을 갚을 차주가 누구인지 명확히 확인하고, 차주가 해당 부동산사업에 자기자본을 얼마나 투입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야 분양이 계획대로 안 될 경우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어서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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