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미남 지음 / 다산북스 / 296쪽 / 1만5000원
[ 김희경 기자 ] “엄마, 가지 마!”
출근하는 엄마를 붙잡고 울부짖는 아들. 그 순간 엄마는 생각한다. ‘대체 무엇 때문에 이렇게 일해야 할까. 그만둬야 하는 걸까.’
여성들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마주치는 거대한 산 중 하나가 육아다. 《여자의 미래》의 저자 신미남 씨도 그랬다. 며칠을 고민한 끝에 그는 일을 그만두는 것은 ‘쉬운 선택’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고, 언제라도 할 수 있는 선택이기 때문이다. 대신 그는 ‘어려운 선택’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일을 계속하면서 마주치는 문제들을 그때그때 고민하고 해결하는 것이다. 결코 녹록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꿋꿋이 버텼다. 그렇게 그는 삼성종합기술원 연구원, 맥킨지 컨설턴트를 거쳐 벤처기업 퓨얼셀파워를 설립했다. 이후 두산과 인수합병을 거쳐 두산·퓨얼셀BU의 사장이 됐다.
신미남 두산·퓨얼셀BU 사장은 《여자의 미래》를 통해 여성으로서 30여 년간 현장에서 체득한 회사 생활 노하우를 공유하고, 한 분야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그는 “육아를 남에게 맡기는 것은 분명 ‘비용’이지만 엄마가 젊은 시절에 지적 재산과 인적 자산을 쌓는 일은 돈으로 따질 수 없을 만큼 중요한 ‘수익’”이라고 강조한다.
여성이 전문가로 크기 위해선 적어도 한두 번은 ‘독해져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 전문성을 획득하는 임계점을 넘는 과정에서, 육아 앞에서 무너져 내리는 자신을 세우기 위해선 죽을힘을 다해야 한다는 얘기다.
사회도 더 많은 여성 전문가를 필요로 할 것이란 게 그의 생각이다. 미래엔 산업과 기관, 개인이 서로 유기적으로 협업해야 하는데 그 과정엔 창의성, 공감력, 소통력, 유연성이 요구된다. 그는 “여성이 지닌 본성 자체가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역량에 딱 들어맞는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갈 여성들에게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말한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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