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항공기·선박, 모든 전자장비 마비…대참사 벌어질 수도
[ 이미아 기자 ] 이용호 북한 외무상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한 호텔 앞에서 취재진에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을 고려하겠다’는 김정은의 성명 발표에 대해 “아마 역대급 수소탄 시험을 태평양상에서 하는 것으로 되지 않겠는가.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군사전문가들은 이 외무상의 발언이 단순히 미국을 위협하기 위한 수사(修辭)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만에 하나 북한이 지하 핵실험이 아니라 태평양상으로 미사일을 발사해 핵실험을 한다면 매머드급 파장이 예상된다. 냉전 시기 미국 등 강대국들은 핵탄두를 미사일에 장착해 공해상으로 발사하는 시험을 실제로 수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1960년대 핵확산금지조약(NPT) 체결 이후로는 대부분 지하 핵실험 방식으로 바뀌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직접 나선 만큼 북한이 핵과 미사일 도발 수위를 당초 자체 계획보다 몇 단계 건너뛸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정은의 성명 발표 이전엔 “북한이 올 연말까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북극성 3호’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인 ‘화성-14형’의 완성에 주력하고 내년에 신형 미사일 ‘화성-13형’을 꺼내들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화성-14형’을 직접 괌 방향으로 발사할 가능성을 포함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시나리오를 가정해야 한다”며 “가장 마지막 카드일 것으로 예상하는 공중 수소탄 시험을 고고도에서 EMP탄(핵폭발 시 생기는 강한 전자기 충격파로 주요 시설을 파괴하거나 마비시키는 무기)을 터뜨리는 방식으로 시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태평양 해상에서 수소탄 시험을 한다면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급 이상의 미사일에 수소탄을 장착해 태평양으로 발사하는 방식으로 나설지 모른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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