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좌석난 심한데" 허탈
[ 박재원 기자 ] 한국과 프랑스 양국 정부가 합의한 인천~파리 노선 확대 계획이 발표 1년 만에 무산됐다.
2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1일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한국·프랑스 항공회담’이 최종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프랑스 정부가 당초 합의 내용과 달리 자국 항공사인 에어프랑스와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면서 지난해 합의 내용을 뒤집었다”고 말했다. 후속 회담 일정도 잡지 못해 노선 확대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설명이다.
국토교통부와 프랑스 항공청은 지난해 6월 항공회담을 통해 인천~파리 항공편을 주 12회(대한항공 7회, 아시아나항공 5회)에서 14회로 확대하기로 합의하고 올 3월 후속 회담에서 확대 시기를 결정하기로 했다.
파리는 한국 국민이 가장 많이 찾는 유럽 도시다. 탑승객 수도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인천~파리 간 여행객은 2013년 48만7321명, 2014년 51만4515명, 2015년 58만114명으로 늘었다. 지난해엔 처음으로 60만 명을 넘어섰다. 대한항공의 파리노선 평균 탑승률 역시 지난해 81%에서 올해 86%까지 올랐다. 주 5회 취항하는 아시아나항공도 83%에서 88%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이번에 이뤄진 양국 회담은 국토부 예상과 달리 파행으로 치달았다. 프랑스 측은 항공편 확대는 물론 화물기 운항 횟수 제한을 폐지하기로 한 제안까지 철회했다. 당시 양국은 항공사 간 화물기 운항 횟수 편차가 1회를 넘지 않도록 하는 제한 규정을 이번 회담에서 폐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대한항공은 화물기를 주 2회 운항하고 있지만 이번 회담 결과에 따라 1회로 축소될 위기에 놓였다.
지난해 관련 내용을 대대적으로 홍보한 국토부는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지난해 합의를 이끌어낸 이후 국토부는 “이번 합의는 그간 공급력 증대에 소극적 자세를 취하던 프랑스 항공당국을 오랜 시간 설득해 이뤄낸 결과”라고 강조했다.
프랑스 노선 특수를 기대하던 항공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외 여행객이 늘면서 파리 노선 예약률은 90%에 육박하는 만성적인 좌석난에 시달리고 있다”며 “프랑스 정부가 일본에는 항공자유화, 중국엔 주당 90회 이상 운항을 허가하면서 한국과의 합의만 무산시킨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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