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조합원 혜택 유지할 것"
[ 선한결 기자 ] ‘재건축 최대어’ 서울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수주전에서 공짜 이사비 지원 항목이 사라지게 됐다. 이 단지 재건축조합이 그간 규모와 적법성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었던 이사비 관련 조항을 입찰제안서에서 빼기로 했다.
24일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조합에 따르면 조합은 현대건설이 이사비 명목으로 제시한 무상지원금 조항을 입찰제안서에서 삭제하기로 결정했다. 이 항목은 지난 14일 현대건설이 재건축 공동사업시행 건설업자 경쟁입찰에 참여하면서 조합에 제시한 조건 중 일부다. 현대건설은 당초 조합원 2292명에게 가구당 7000만원씩 이사비를 지급하기로 했다. 이사비 총액만 1600억원이 넘는다.
파격적인 금액 조건이 문제가 됐다. 통상 재건축 사업장에서 이사비는 가구당 1000만원 이하로 책정된다. 전·월세 자금을 거드는 이주비와 달리 이사 과정 비용만을 지원하는 항목이라서다.
지난 21일 국토교통부는 “과도한 이사비 지원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며 “일부 건설사에 시정을 요구했다”고 발표했다. 이사비 지원 관행에 국토부가 개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시와 서초구청 등도 과도한 이사비 지원이 향후 사업 인가 단계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뜻을 조합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 측은 “이사비는 무이자 이주비 대출(최고 5억원)을 받지 않는 조합원에 한해 해당 이자 비용만큼인 현금 7000만원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로 제안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번 결정에도 불구하고 1600억원에 달하는 조합원 혜택은 유지될 전망이다. 이사비가 전체 공사비 항목에 포함돼 있어서다. 현대건설은 입찰제안서에서 이사비 지원금을 포함한 특화계획 비용을 5026억원으로 제시했다. 반면 함께 경쟁에 나선 GS건설은 특화계획 비용에 2957억원을 써냈다. 이사비 지원금은 따로 책정하지 않았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사비 조항이 삭제됐지만 특화계획 비용 계획은 그대로 있다”며 “조합원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대책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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