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JW앤더슨 협업상품 5분 만에 동났다

입력 2017-09-24 18:56   수정 2017-09-25 06:45

소재와 기능을 강조한 전략
'라이프웨어' 브랜드로 차별화
체험 강조한 신사동 매장



[ 민지혜 기자 ]
지난 22일 오전 9시.

서울 명동 유니클로 매장 앞에는 500명이 줄을 섰다. 문을 여는 시간은 11시. 이날 출시하는 한정판 옷을 사려는 사람들이었다. 그 제품은 유니클로와 영국 브랜드 ‘JW앤더슨’이 협업해 내놓은 한정판 의류(사진). 좋은 소재와 독특한 스트라이프 패턴 등으로 출시 전부터 화제가 됐다. 체크무늬 다운점퍼와 백팩 등 인기 상품은 온라인몰에서 판매를 시작한 지 5분 만에 모두 팔려나갔다. 러플 장식이 달린 치마, 퀼팅 패턴 치마, 남성용 체크 셔츠 등도 매장 문을 연 지 2시간 만에 모든 사이즈가 완판(완전판매)됐다. 유니클로의 소재와 JW앤더슨의 디자인, 합리적 가격이 합쳐진 결과였다.

◆‘평생 입는 옷’으로 차별화

유니클로는 자라, H&M과 함께 세계 3대 제조·직매형 의류(SPA·패스트패션) 업체로 꼽힌다. 자라와 H&M이 ‘유행에 민감한 디자인과 싼 가격’을 전면에 내세우는 데 비해 유니클로는 ‘라이프웨어’를 브랜드 콘셉트로 내걸고 있다. 히트텍, 에어리즘 등 기능성에 충실한 기본 아이템을 꾸준히 히트시켜 국내 패션업계에서 단일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유니클로의 국내 매출은 2015년 1조1169억원으로 처음 1조원을 돌파했고, 작년에는 1조1822억원을 올렸다. 전 세계 매출은 지난해(2015년 9월~2016년 8월) 14조7000억원. 올해도 3분기까지 12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최신 유행 디자인을 싸게 사 입고 버리는 옷’이라는 SPA에 대한 인식을 유니클로가 뒤집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패션연구소는 올해 패션시장에서 SPA의 성장률이 5.7%로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차별화가 성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유니클로가 유명 패션 디자이너와 협업을 시도하는 것도 ‘라이프웨어’라는 브랜드 철학 때문이다. 소재와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디자이너들의 감각을 더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이번에 내놓은 JW앤더슨 협업 제품은 한 가지 제품을 한 개 사이즈만 구입할 수 있었고 총 다섯 개만 사도록 제한을 뒀다. 유니클로가 1인당 구매제한을 둔 건 2009년 ‘질샌더’와의 협업 이후 8년 만이다.

◆캐시미어 등 소재에 주력

유니클로는 제품에 이어 매장도 콘셉트에 충실한 공간으로 꾸미고 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새로 문을 연 신사점은 계단 옆 좋은 자리에 ‘라이프웨어 라운지’를 구성하고 캐시미어 소재를 만져볼 수 있게 하는 등 차별화했다. 비싼 캐시미어 소재로 감싼 전등도 가져다 놓는 등 브랜드 철학을 알리는 데 공을 들였다는 설명이다. 가로수길 상권에 맞춰 1층은 협업제품으로, 지하 1층과 2층은 라이프웨어를 강조할 수 있는 주력상품을 배치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진이노베이션센터에서 개발한 데님을 비롯해 캐시미어 등 고품질 소재를 직접 만져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신사점을 비롯해 향후 문을 여는 매장에서도 콘셉트를 보여주는 데 주력하고 소재를 강조한 마케팅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유니클로가 최근 임부복을 처음 선보인 것도 ‘평생 입는 옷’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태어날 때부터 노년층까지 두루 입을 수 있는 모든 옷과 잡화를 내놓겠다는 얘기다. 올여름엔 수영복도 내놨다. 유니클로는 다음달 유니클로 U 라인 신제품을 출시하고 협업 상품도 꾸준히 내놓을 계획이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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