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엉덩이 살짝 주저 앉히며 다운스윙 리드하면 헤드 속도 빨라져"
백스윙·다운스윙 힘을 빼야 헤드무게 최대로 느낄 수 있어
긴 채 일수록 임펙트 때까지 오른발을 지면에서 늦게 떼야
[ 이관우 기자 ] ‘승리’ 아빠 김승혁(31·사진)은 지난 24일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제네시스챔피언십을 제패해 ‘잭팟’을 터뜨렸다. 우승 상금이 국내 남자 투어 사상 최고인 3억원. 여기에 미국프로골프(PGA)투어 2개 대회 출전 기회까지 그의 몫이 됐다. 동료들의 부러운 시선이 쏟아졌다. 동료들이 부러워하는 건 또 있다. 물 흐르는 듯한 ‘고효율 스윙’이다. 평균 드라이버 거리는 279.85야드(투어 50위)로 중간 정도다. 하지만 필요하면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300야드까지 공을 편하게 보낸 뒤 송곳 아이언샷(그린적중률 23위)과 정교한 퍼팅(평균 퍼팅 5위)을 가동해 손쉽게 버디(평균 버디 수 8위)를 잡아낸다. 주흥철 프로(36)는 “골프를 참 쉽게 하는 후배”라고 말했다. 크지 않은 덩치(175㎝, 70㎏)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줄 안다는 평가다.
김승혁이 스윙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헤드 무게다. 그는 “헤드 무게를 최대치로 느끼기 위해 그립을 최고 악력의 30% 정도만 잡는다”고 말했다. 그립에 힘이 들어가면 백스윙 시 팔, 어깨, 몸통, 허리에도 힘이 들어가 백스윙이 필요한 만큼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운스윙도 마찬가지다. 손과 팔, 어깨에 힘을 넣지 않는다. 그는 “힘이 들어가지 않은 백스윙 상태를 다운스윙할 때도 그대로 유지하는 데 중점을 둔다”고 말했다. 백스윙은 물론 다운스윙 때 손과 팔, 어깨, 몸통 등에 ‘괴력’을 가하는 아마추어와 달리 힘 안 들이고 공을 쳐내는 배경이다. 그는 “헤드 스피드는 손으로 빨리 때리는 동작으로 내는 게 아니라 엉덩이의 회전 속도로 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엉덩이의 빠른 회전을 위해선 ‘디딤 동작’이 필수다. 다운스윙 직전 왼쪽 엉덩이가 목표 방향으로 살짝 주저앉는 듯한 동작이다. 움직임의 순서가 이때 중요하다.
“엉덩이와 왼발이 목표방향으로 살짝 기울면서 먼저 디뎌주는 동작이 나온 다음 엉덩이 회전이 시작되는 게 좋아요. 이 순서는 지켜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엉덩이-허리-윗몸통-어깨-팔-손-클럽 샤프트-헤드 순으로 회전이 시작되고, 전달되는 힘이 증폭돼 헤드 속도가 최대치로 올라간다. 그는 “클럽 헤드가 빠르게 ‘지나가지는’ 스윙이 나온다”며 “릴리즈와 폴로스루, 피니시도 자연스럽게 형성된다”고 말했다.
드라이버나 우드 등 큰 클럽을 휘두를 때 오른발을 늦게 지면에서 떼는 것도 신경쓰는 대목이다.
“긴 채일수록 임팩트가 될 때까지 오른발이 좀 기다려주는 게 좋아요. 그래야 엎어치는 슬라이스 같은 미스샷이 줄어듭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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