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이 서울시내 25개 전체 자치구에 특수학교 신설을 추진한다. ‘무릎 꿇은 학부모’로 사회적 논란을 빚은 강서구 서진학교 등 설립 추진 중인 3개 자치구는 물론 미설치 8개 자치구에도 특수학교를 짓기로 했다.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26일 교육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공립특수학교 지속적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장애학생들이 특수학교에 다니지 못하거나 하루 2~3시간씩 원거리 통학해 온 불편을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서울은 2002년 종로구 경운학교 설립 후 15년간 특수학교를 신설하지 못했다.
여론의 응원이 힘이 됐다. 조 교육감은 “최근 논란이 인 공진초등학교 부지의 특수학교 설립에 시민들이 뜨거운 지지를 보내주고 있다”며 “설립 추진 중인 강서·서초·중랑구에 더해 특수학교가 없는 자치구에도 특수학교를 신설해 장애학생들의 원거리 통학 문제를 완전히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서울에 특수학교가 없는 자치구는 2020년 3월 동진학교 개교 예정인 중랑구를 비롯해 동대문구·성동구·중구·용산구·영등포구·양천구·금천구 등 8곳이다. 이들 자치구의 장애학생 수는 2837명에 달한다.
교육청은 자치구별 장애학생 현황을 감안해 수요조사를 벌이고 구체적 설립 계획을 세워 특수학교를 세워나가기로 했다. ‘서울형 특수학교 모델 개발을 위한 정책연구’와 함께 특수학급 신·증설 및 관련 행·재정 지원 강화 등 정책적 노력을 병행한다.
특수학교 부지 확보가 어려울 경우 미개설 학교 용지, 통폐합·이전 학교 용지를 활용하거나 유관기관 협조를 얻어 국공유지를 활용할 계획이다. 부지를 확보하면 지역 특성과 학교 수요를 고려해 수영장·공연장 등 주민 편익시설을 함께 짓는 ‘랜드마크형 대규모 학교’ 또는 부족한 특수학교 수요 충족에 초점을 맞추는 ‘지역밀착형 소규모 학교’ 등 유형별로 건립한다.
조 교육감은 “이번 공진초 부지 특수학교 설립을 계기로 ‘특수학교가 들어온 지역에는 따뜻한 마을공동체 활동 공간이 생긴다’는 말이 생겨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육청은 “설립 추진 중인 특수학교는 일반 학교에서 맞춤형 특수교육을 받기 힘든 중증 장애학생을 위한 최소한의 교육기관”이라며 “간담회·설명회 등을 통해 일부 반대 주민과도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특수학교 설립이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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