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단 자동변속기 장착
가속페달 밟자 "으르렁" 포효
강력한 파워에 우렁찬 엔진소리
커브 구간 민첩한 움직임
포르쉐·마세라티 못지않아
[ 김정훈 기자 ]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고급차 브랜드 렉서스가 포르쉐, 마세라티 같은 공격적이고 역동적인 럭셔리 스포츠 쿠페를 내놨다. 그 주인공은 차값이 1억7000만~1억8000만원에 달하는 플래그십 차량 LC500과 LC500h다. LC는 럭셔리 쿠페(luxury coupe)의 이니셜이자 ‘렉서스 챌린지(도전)’ ‘렉서스 체인지(변화)’ 등을 뜻한다.
하이브리드카가 고성능을 만났다
‘LC의 스티어링 휠을 잡는 순간 매혹적이고 가슴 벅찬 드라이빙의 경험이 심장을 사로잡을 것이다.’ LC에 대한 렉서스의 소개 글이다. 렉서스는 그동안 하이브리드 기술력은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운전 재미는 유럽차보다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 때문에 렉서스는 LC를 개발하면서 심기일전했다. 공격적이고 역동적인 변화는 렉서스가 추구하는 제품 방향성을 대변한다.
LC 개발자인 사토 고지 수석엔지니어는 “포르쉐, 마세라티, 재규어 등 유럽 고성능차와 견줘도 손색이 없는 차를 만들고 싶었다”며 LC 개발 배경을 소개했다. LC는 문짝이 두 개 달린 4인승 쿠페다. 2012년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공개된 콘셉트카 ‘LF-LC’의 디자인을 그대로 계승했다. 8기통 5.0L 가솔린 엔진에 10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LC500과 6기통 3.5L 엔진에 2개의 전기모터를 조합한 하이브리드 LC500h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LC500h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유단 기어를 조합한 이른바 ‘멀티 스테이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렉서스 차량에 처음 사용했다. 엔진과 모터 모두 출력 제어가 가능하고 10단 변속기와 비슷한 성능을 보인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를 통해 전기모터만 구동하는 EV모드로 시속 140㎞까지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스피드웨이 서킷 달려보니
지난 15일 경기 용인 스피드웨이 트랙에서 렉서스 LC를 체험해 봤다. LC500과 LC500h을 번갈아 타면서 약 30분간 아홉 바퀴를 돌았다.
안전모를 쓰고 전문 드라이버가 된 느낌으로 운전석에 올랐다. 스포츠 쿠페인데 꽤 안락했다. 운전자 몸을 감싸주는 콕핏 디자인 설계에 알칸타라 스포츠 시트를 적용된 덕분이었다.
차는 주행 즐거움과 안락한 승차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먼저 타본 LC500은 최고 출력 477마력, 최대 토크 55.1㎏·m인 8기통 4969㏄ 자연흡기 엔진을 품었다. 가속 페달을 밟자 ‘으르렁’거리는 배기음이 운전석에 강하게 전달됐다. 엔진회전 바늘이 5000~6600rpm에서 리듬을 탔다. 머플러 사운드는 밸브가 닫힐 때는 배출가스 저감으로 배기음을 줄여주고 밸브가 열릴 때는 배기를 적극적으로 테일 파이프로 흘려 보내 박력 있는 소리는 냈다.
급선회 구간에서 제동했다가 가속할 때 패들시프트 조작으로 기어를 변속하니 엔진 사운드가 우렁찼다. 다만 시트에 기댄 어깨와 머리가 뒤로 확 젖혀질 만큼 가속이 굉장히 빠르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LC500h는 299마력의 엔진과 모터 힘이 더해져 최대 359마력의 출력을 낸다. 커브 구간에서 속도를 줄였다가 올릴 때 민첩하게 탈출하는 차체 움직임이 고성능 스포츠카로 손색없었다. 손잡이는 독특했다. ‘플러시 타입’이라 불리는 도어 핸들이 렉서스 차종 중 처음 적용됐다. 도어 손잡이가 구분선 안에 들어가 있다가 손을 대면 자동으로 튀어나왔다.
용인=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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