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디젤' 이라는 공식 깨고 가격 경쟁력·정숙성 앞세워 인기
코나, 가솔린 판매 비중 70% 육박
티볼리·트랙스도 가솔린이 더 인기
[ 박상재 기자 ] 국내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서 ‘SUV=디젤’이라는 공식이 깨지고 있다. 최근 미세먼지 논란 등의 영향으로 가솔린 엔진 바람이 불고 있어서다. 소형 가솔린 SUV는 가격 경쟁력과 정숙성을 앞세워 시장점유율을 높여 나가는 모습이다.
현대자동차의 첫 소형 SUV인 코나는 출시 이후 지난달까지 7375대가 팔렸다. 이 중 5100여 대는 가솔린 모델인 것으로 집계됐다. 비중으로 따져보면 70%에 육박한다.
이런 현상은 다른 소형 SUV에서도 나타난다. 쌍용자동차 티볼리(티볼리 에어 포함)는 부분변경 모델이 나온 지난 7월부터 두 달간 8666대가 팔려나갔다. 가솔린 엔진을 얹은 티볼리 판매량은 72% 정도에 해당하는 6293대에 달한다.
한국GM의 트랙스는 2018년형 모델이 나온 6월부터 지난달까지 3718대가 팔려나갔다. 이 가운데 2944대, 79%는 가솔린 모델이다.
소형 SUV 시장에서 가솔린 모델이 많이 팔리는 건 경유(디젤) 차량이 미세먼지 주범으로 몰리면서 소비자가 눈을 돌렸기 때문이다. 이미지가 망가진 디젤차는 인기가 점점 사그라지고 있다.
이뿐 아니라 초기 구입비용이 디젤차보다 200만원 정도 싸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다. 국내에서 팔리는 소형 가솔린 SUV는 대부분 자동변속기 기준으로 1800만원대부터 구입할 수 있다. 디젤 차량은 2000만원 넘게 줘야 살 수 있다.
차체 크기가 작아 연비가 떨어지지 않는 점도 구매 결정 요인 중 하나다. 현대차의 코나 가솔린 터보(이륜구동 자동변속기 기준)는 복합 연비가 L당 12.8㎞로 디젤(16.8㎞)과 큰 차이가 없다. 출력은 더 높아 도로에서의 주행 성능도 부족함이 없다.
쌍용차의 티볼리 가솔린은 L당 11.4㎞(복합연비 기준)를 달린다. 디젤(14.7㎞/L) 대비 준수한 연비를 자랑한다. 한국GM 트랙스의 복합 연비는 가솔린과 디젤이 각각 L당 11.8㎞, 14.6㎞다.
이 밖에 오프로드(비포장도로)보다 도심 주행이 대부분인 도로 주행 여건, 소형 SUV를 선호하는 여성 소비자 증가 등도 가솔린 엔진 인기에 힘을 보태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디젤 게이트에 미세먼지 배출원 논란까지 겹치면서 디젤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꾸기 어려워졌다”며 “앞으로 SUV 시장에서 가솔린 모델 비중이 점차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카레이서는 “가솔린 SUV는 소음과 덜덜거리는 현상이 없어 편안하게 운전할 수 있다”며 “도심에서 이용하기 적합하다”고 말했다.
국내 소형 SUV 시장은 2013년 1만2998대 규모의 작은 시장이었다. 그러나 신차가 잇따라 등장하면서 2014년 3만2932대, 2015년 8만6233대로 빠르게 불어났다. 지난해엔 10만대(10만7295대)를 넘어서는 등 급성장하고 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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