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공제회·농협, 호주 전력회사에 500억씩 투자

입력 2017-09-26 18:07   수정 2017-09-27 06:48

국민연금도 1000억대 투자 예정
10년간 연 7~8%대 수익 기대



[ 김대훈 기자 ] 국민연금 등 국내 ‘큰손’ 기관투자가들이 호주 시드니 등지에 전기를 공급하는 현지 전력 회사에 수천억원을 투자한다. 8조원 규모의 지분 인수 거래에 일부 참여하는 방식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방행정공제회는 이날 투자심의위원회를 열고 호주 투자회사인 맥쿼리의 인프라·실물자산 사업본부(MIRA)로부터 호주 전력 회사 인데버에너지 지분 500억원어치를 사들이기로 결정했다. 농협중앙회도 같은 규모로 지분을 인수할 계획이다. 투자자들은 한화자산운용이 굴리는 국내 재간접 펀드를 통해 지분을 보유하기로 했다. 투자 기간 10년간 연 7~8%대의 수익률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민연금도 MIRA 측과 인데버 지분 인수를 위한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다. 투자금액은 최소 1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달 중순께 지분율과 투자금액이 최종 결정된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호주 국부펀드인 퓨처펀드, 호주 퀸즐랜드주 투자청(QIC), 중국투자공사(CIC) 등과 함께 호주 최대 항구인 멜버른 항구 지분도 인수한 바 있다. 당시 국민연금의 투자금액은 5억호주달러(약 4200억원)였다.

인데버에너지는 시드니를 포함한 호주 남동부 지역 뉴사우스웨일스(NSW)주 10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하는 회사다. 소유주인 NSW주 정부는 지난 5월 이 회사 지분 50.4%에 대한 99년간 소유권을 맥쿼리가 주도하는 어드밴스에너지 컨소시엄에 총 88억호주달러(약 8조원)에 팔았다. 컨소시엄에는 MIRA를 비롯해 호주계 자산운용사인 AMP캐피털,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투자공사, 카타르투자청 등이 포함돼있다.

MIRA는 당시 인수한 지분 일부를 국내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재판매(셀다운)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NSW 정부가 잔여 지분 49.6%를 계속 보유하는 데다 정부 규제산업인 배전 전력망 사업의 특성상 투자 안정성이 뛰어나다”며 “공제회, 연기금 등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추가 투자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NSW주는 2015년부터 시드니 인근 도로망과 병원, 학교 등을 건설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전력회사 등 정부 소유 자산을 민간에 매각하고 있다. 맥쿼리 컨소시엄은 2015년 12월 고압선 송전회사 트랜스그리드 지분 100%를 102억호주달러(약 9조1800억원)에 사들였고, 현지 퇴직연금인 오스트레일리안슈퍼 주도 컨소시엄은 작년 10월 전력 회사 오스그리드 지분 50.4%를 총 162억호주달러(약 14조6000억원)에 매입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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