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론화위원회가 “법률자문위원들은 10대 로펌에서 추천 받았고, 이들은 공론조사 내용에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탈원전 정책을 지지하는 채 의원조차도 “‘탈원전’이라는 결론을 세워놓고 공론화위원회라는 허울을 끼워 맞췄다”고 비난할 정도다.
활동 시한(내달 20일)이 얼마 남지 않은 공론화위원회가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원전건설 반대 측이 “공론화위원회 찬반 자료집 구성이 찬성 측에 유리하다”며 최근 보이콧을 검토했다 철회하자, 이번에는 원전건설 찬성 측이 공정성을 문제 삼고 나섰기 때문이다. 찬성 측은 “정부와 공론화위원회가 한국수력원자력과 정부출연기관 전문가들의 공론과정 참여 중단 등을 요구한 것은 공정성과 중립성을 위배한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공론화위원회는 출범하기도 전부터 ‘기울어진 운동장’ 위에 서 있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이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따라 여당은 ‘탈핵 의원 모임’을 만들어 탈원전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 환경단체들도 노골적으로 반(反)원전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정부와 공론화위원회는 원전 운영사인 한국수력원자력에는 “공론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원전의 안전성과 경제성을 홍보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정부가 공론화위원회를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을 위한 들러리로 내세운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증폭될 수밖에 없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이뤄진 공론조사로는 정책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국민은 또 어떻게 납득시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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