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라이스… 인-아웃스윙 궤도 만들어라
왼발 내리막… 경사면 쓸어치듯 스윙해야
[ 이관우 기자 ] 라운드 도중 실수는 언제나 터져나온다. 고수들도 치명적인 실수를 포함해 라운드당 2~3개의 사고를 치는 게 보통이다. 프로들 역시 2타 이상을 까먹는 실수를 늘 상정하며 경기 전략을 구상한다. 위기관리 전략이다. 예기치 않은 위기가 찾아왔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해의 최소화다. 고수가 되려면 반드시 챙겨야 할 3대 응급탈출법을 모았다.
섕크
잊을 만하면 갑자기 툭 튀어나오는 게 섕크(shank)다. 공이 클럽 헤드의 힐과 호젤(클럽헤드와 샤프트 연결 부위) 사이에 맞아 오른쪽으로 크게 휘는 섕크는 한창 물오른 골프를 망쳐놓는 저승사자다. 원인은 다운스윙 때의 스윙 궤도가 어드레스 때보다 몸 앞쪽으로 이동하는 ‘쏠림 현상’ 탓이다. 상체와 팔로 공을 직접 때릴 때도 섕크가 날 수 있다. 응급처치법은 간단하다. 클럽이나 스틱을 바닥에 놓고 양발로 밟은 채 스윙 연습을 하는 것이다. 백스윙 때는 왼발 발끝이 앞쪽으로 쏠려 있다가임팩트 때 왼발 뒤꿈치가 뒷면에 닿도록 하는 연습이다.
슬라이스
아마추어의 80%가 앓고 있는 ‘골프병’이 슬라이스다. 온갖 처방이 나와 있음에도 반복되는 난치병이다. 스윙 궤도가 목표물의 왼쪽을 바라보며 지나가는데 페이스가 열렸다면 ‘풀 슬라이스(공이 왼쪽으로 출발해 오른쪽으로 휘는 구질)’가 나고 헤드가 목표 방향의 오른쪽으로 지나가면서 페이스가 열리면 ‘푸시 슬라이스(공이 오른쪽으로 출발해 오른쪽으로 휘는 구질)’가 나게 된다. 슬라이스가 무서워 클럽 헤드를 닫아 치거나 왼쪽을 바라보고 스윙하면 오히려 더 큰 슬라이스가 난다.
가장 쉬운 응급탈출법은 파3 때 쓰는 짧은 티를 사용해 아웃-인 스윙 궤도를 인-아웃으로 교정하는 것(사진3)이다. 다만 이때도 페이스가 임팩트 때까지 열려 있는 슬라이스가 생길 가능성이 남아 있는 만큼 보완 동작을 반드시 해줘야 한다. 양발 벌리기다. 평소보다 10㎝ 이상 스탠스를 넓혀주면 어깨나 엉덩이가 지나치게 빨리 돌아가는 것을 막아 슬라이스를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두 번째는 오른발 뒤꿈치를 임팩트 때까지 떼지 않는 것이다. 클럽 페이스를 연 채로 몸이 목표 방향으로 밀려나가는 스웨이(sway)를 줄여준다.
왼발 내리막
고수가 되려면 경사를 정복해야만 가능하다. 여러 종류의 경사면 샷 중에서 가장 까다로운 게 왼발 내리막 샷이다. 경사로 인한 체중의 왼쪽 쏠림 현상을 피하기 위해 몸을 꼿꼿이 세워놓고 스윙하다 뒤땅이나 토핑을 내기 일쑤다.
가장 중요한 기초가 내리막 경사의 물리적 특성에 순응하는 것이다. 내리막 경사면에 몸을 최대한 평행하게 셋업한다. 스윙을 평지에서 하는 것처럼 만들기 위해서다. 약간 ‘과도한 게 아닐까’하는 느낌이 날 정도로 어깨선과 엉덩이, 무릎을 왼쪽으로 기울여 평행을 맞춰야 효과가 있다. 이때 왼발에 체중을 확실히 실어야 한다.
스윙은 클럽헤드가 경사면을 쓸면서 지나가는 듯한 느낌일수록 좋다.
마지막이 목표 방향 수정이다. 왼발 내리막 샷은 공이 목표 방향의 오른쪽으로 밀리는 경우가 많아서다. 체중이 내리막 쪽으로 쏠리면서 클럽 페이스가 저절로 열리는 탓이다.
이런 현상을 보정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목표 지점 왼쪽을 오조준하는 것이다. 그린 중앙이 홀이라면 그린 왼쪽 끝을 바라보는 식이다. 오조준하지 않고 공을 평소보다 약간 왼쪽에 두는 것도 한 방법이다. 쇼트아이언(7~9번)을 기준으로 공 반 개~한 개 정도 왼쪽 지점이 권장된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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